[통신원 리포트] 네덜란드 최고의 부자 샤를렌 하이네켄 이야기

입력 2016-12-15 09:53   수정 2016-12-16 10:04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 박지연 통신원]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것들을 떠올린다면 반고프, 치즈, 자전거,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 등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네덜란드에 대해 물어보면 아마도 거스 히딩크 혹은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하이네켄 맥주는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맥주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사진 = 하이네켄 맥주 종류들, 출처: www.alux.com 2016)

하이네켄은 남자가 아닌 여자 사업가인 샤를렌 드 카발로-하이네켄(Charlene de Carvalho-Heineken) 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맥주는 보통 남자들이 즐겨마시는 술이라는 점에서 볼 때 여성 사업가가 맥주회사를 소유한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롭다.


(▲사진 = 샤를렌 드 카발로-하이네켄(Charlene de Carvalho-Heineken), 출처: www.nrc.nl 2014)

포브스지(2016년 기준)에 따르면 하이네켄 맥주 양조업체는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샤를렌이 보유한 순자산은 114억 달러(한화 약 13조 4,700억원)에 달한다. 그녀는 현재 네덜란드 1위, 세계 76위의 엄청난 부자다.

샤를렌은 1954년생(만 62세)으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학부시절 예술과 과학을 전공했고 레이든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녀는 1864년 하이네켄을 창업한 헤랄트 아드리안 하이네켄의 증손녀다. 그녀가 47세 되던 해 아버지 알프레드 헨리 하이네켄이 세상을 떠나자 외동딸인 그녀가 회사를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경영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들의 이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나는 모든 카페에 나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하이네켄을 책임질 새로운 CEO 장 프랑소와 반 박스미어 (Jean-Francois van Boxmeer)를 고용했다.


(▲사진 = 자메이카 맥주 레드 스트라이프, 출처: www.loopjamaica.com 2015)

2000년 이후 그녀는 세계적인 규모의 다른 맥주회사를 따라잡기 위해 3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지불하며 50개 이상의 브랜드를 매입했다.

2015년에는 캘리포니아 맥주 제조사 라구니타스(Lagunitas) 주식 50%를 샀고 자메이카 맥주 제조사 데스노즈 & 게딧즈(Desnoes & Geddes)의 지분을 73% 매입하면서 그 유명한 레드 스트라입(Red Stripe) 을 더했다.


(▲사진 = 샤를렌의 가족사진, 왼쪽부터 알렉산더, 미켈, 샤를렌, 그외 자녀들인 루이자, 샤를, 소피와 이자벨, 출처: fortune.com 2014)

샤를렌이 결혼을 하면서 사업은 더욱 확장됐는데 남편 미켈 드 카발로는 하이네켄의 디렉터이자 투자 은행가로 이들 부부의 아들 알렉산더는 2013년부터 하이네켄 위원회에 가입해 경영을 돕고 있다.

알렉산더는 특히 "하이네켄 회사는 내가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나 생각하는 것이고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해 회사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하이네켄의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브랜드와 함께 각 분야별로 우수한 연구 실적을 나타낸 학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은 노벨상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물학, 예술, 의학, 환경과학, 인지과학 등으로 각 분야별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오래된 상인 생물학 분야는 1964년부터 상을 수여하기 시작했으니 그 역사가 꽤 깊다. 회사가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뛰어난 업적을 보인 사람들에게 베푸는 모습이 인상 깊다.


(▲사진 = 하이네켄 프라이즈 시상자들과 샤를렌, 출처: www. http://www.heinekenprizes.com 2016)

하이네켄의 실적 역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 10월에 발표된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4.7%가 증가했다. 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 그리고 유럽지역에서 맥주 판매량이 4.1%이 증가하면서 아프리카나 동유럽에서 부진한 맥주량을 상쇄했다. 하이네켄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는 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6%가 늘었고 순수익 또한 11.2% 증가했다.

하이네켄은 하반기에도 마진 확장을 통해 수익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에도 새 공장을 세우기 위한 투자와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통신원은 네덜란드 최남단의 작은 도시 마스트리흐트에 거주한다. 흥미롭게도 이 곳 도시 사람들은 하이네켄을 즐기지 않는다. 유럽은 맥주의 종류가 셀 수 없이 많은데다 벨기에나 독일과 근접한 지리적 특성상 이곳 사람들은 하이네켄만을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지역적 특색이 강해 지역 맥주를 더 선호한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유럽의 수백만 종의 맥주회사 속에서 하이네켄을 통해 많은 부를 창출한 샤를렌이 존경스럽게까지 느껴질 정도다.



jeeyeonalliepark@gmail.com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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