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독일의 온라인쇼핑이 크리스마스 시즌 인기없는 이유

입력 2016-12-16 09:16   수정 2016-12-16 09:55

[독일 드레스덴 = 양송이 통신원] 누구나 인정하듯 독일인을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는 `검소함`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나오는 가전, 주방기구는 한국에서의 가격과 비교하면 사실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입을 모아 "비싸다"고 말할 정도이며, 길을 다니다 보면 정말 유행을 신경 쓰지 않고 오래된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토록 일상을 검소하게 사는 독일인들에게도 큰 지출을 하는 특별한 기간이 있으니 바로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즈음이다.



지금 한국에서도 꽤 유명해진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Weihnachtsmarkt)과 슈톨렌(Stollen)등은 독일이 얼마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중요하게 여기는 지 잘 보여준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한 달 혹은 그보다 더 전부터 가족과 함께할 12월 25일을 기다리고 준비한다.

절인 과일과 설탕을 가득 넣어 만든, 유통기한도 긴 슈톨렌케이크를 한 두 달 전부터 한 조각씩 잘라먹으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기다리고 11월 중순부터 문을 여는 아름답게 꾸민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친구 혹은 동료와 따뜻한 와인을 마시며 추위를 잊고 빛나는 성탄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늘 행복과 설렘이 가득하다. 불빛이 빛나는 풍경과 미소가 가득한 표정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출과 소비를 살펴보면 독일 속 크리스마스가 갖는 중요성을 더 잘 느끼게 된다.

독일에서 소비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소매업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기간은 11월과 12월이다.

지난 2014년 좁은 의미의 독일 내 총소비(약국과 주유소를 제외한 소매업)는 4,586억 유로, 한화로 약 570조원 규모였다. 이 중 약 20%에 해당하는 850억 유로가 크리스마스시즌(약 크리스마스를 한달 여 앞둔 시점부터 연말까지의 6주정도의 기간)에 소비됐고 지난 10년 간의 분석으로 볼 때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의 소비는 이전보다 증가한 911억 유로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소비는 대부분 선물 구입에 연관돼 있는데 지난해 독일인들은 평균 약 259유로를 여기에 사용했다. 그리고 예측에 따르면 올해 한 사람이 선물구입에 사용하기로 계획한 금액은 지난해 보다 3% 증가한 266 유로가 될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오랜시간 동안 기다리고 준비하는 독일인들에게선 굉장히 빠르게 선물을 준비하는 부지런함도 볼 수 있다.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독일인들은 12월 첫째 혹은 둘째주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데 그보다도 이전인 11월에 구입하는 비율이 31%, 이미 그전에 선물을 사두는 비율도 15%에 달한다.

약 20%의 독일인들만 크리스마스 직전 2주동안 선물을 준비하는 게으름 혹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다.

선물을 오래 고민하고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가장 많은 구매가 이루어지는 12월 첫째주 주말에는 심지어 일요일에 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약 6시간 정도 문을 열기도 한다.

일요일에는 거의 모든 슈퍼마켓, 백화점, 쇼핑몰이 문을 닫는 독일에서 매우 드문 "쇼핑의 일요일(Einkaufssonntag)"은 정말 감사하고 특별한 날로 여겨진다.

인터넷 쇼핑이 매우 보편화된 요즘 인터넷 정글을 통하면 없는 것이 없다지만 71%에 달하는 독일인들은 여전히 직접 구경하고 선물을 고르는 걸 좋아한다.

그들은 주로 도심에서 다양한 상점 혹은 쇼핑센터를 방문하고 천천히 물건들을 살피며 선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즐기고 누리기 위해 도심으로 직접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 선물을 구매한다고 한 사람은 단지 9%에 그쳤다. 그들은 단순히 가격 때문만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와 구애 받지 않는 쇼핑시간을 장점으로 꼽았다.

저녁 8시 이후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받는 이 곳에서 24시간 가능한 쇼핑은 정말 훌륭한 기회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일인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준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절반을 넘는 54%의 독일인은 상품권이나 현금을 선물 중 하나로 고를 것이라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약 68 유로의 금액을 위에 사용할 것이라 대답했는데 이는 작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선물 구매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그 뒤를 이어 49%가 책 혹은 전자책(E-Book)을 선물할 것이라 응답했고, 4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먹을 것 혹은 초콜렛이나 사탕, 케이크등의 달콤한 것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상품권과 현금이 선물영역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분야는 의복이다. 독일인들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의복을 구입하는데 평균 31 유로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약 23 유로 수준에 그칠 걸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이나 젊은층의 소비 행태가 빠르게 변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자녀에게 선물해야 하는 부모들이 최신 패션이나 디지털기기 트렌드를 잘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권을 넘기고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매하는 비용에 있어서 남녀 사이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여성은 266 유로, 남성은 267 유로를 선물을 구입하는데 사용하겠다고 계획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성별에서 드러나지 않는 차이가 지역에서 드러났는데 바로 구서독과 구동독의 비교이다.

1인당 선물을 위한 지출 금액이 서독지역은 264 유로, 동독지역은 285 유로로 나타났는데 일반적으로 소득과 물가가 더 높은 서독보다 오히려 동독에서 더 많은 돈을 선물로 지불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독에 비해 동독에 어린아이의 비율이 높아 선물구입에 많은 지출이 필요한 것인지 정확한 이유가 제시된건 아직 없다.

독일인들의 가장 특별한 날 크리스마스.

그리고 그 날을 기다리는 시간들에 이뤄지는 소비를 지켜보며 독일인들의 습성, 성격 그리고 일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설문조사결과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크리스마스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독일인 3분의 2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라고 답했고 나머지는 트리나무의 장식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는 것, 선물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 그리고 교회를 가는 것, 집과 주변을 분위기에 맞게 장식하는 것이라는 대답했다.

재미있는 결과는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사람이 23%인 것에 비해 선물을 받는 것이라 한 사람은 6%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조사결과로 볼 때 독일인들이 얼마나 가정적이며 크리스마스를 화려하고 특별하지만 일상 속에서 즐기고 기념하는지 알 수 있다.

춥고 어두운 밤이 유독 긴 독일의 겨울 그리고 야외의 크리스마스마켓.

하지만 이 시간이 빛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손에 든 따뜻한 와인 잔 덕분도 있겠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설레는 독일인들의 마음 때문이 아닌가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syyang0418@gmail.com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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