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집단탈당 분당 위기 고조...박빙 승리 속 똘똘 뭉친 친박

입력 2016-12-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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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집단탈당, 즉 분당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친박 주류 후보인 정우택 의원의 승리로 돌아간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결국 캐스팅보트를 쥔 당내 `부동층` 표심이 갈랐다고 볼 수 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경선에서 전체 참석의원 119명 가운데 62표를 확보해 55표에 그친 나경원 의원을 7표 차로 꺾었다.
이 62표를 미분(微分)해보면,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 반대표를 던진 56명이 그대로 정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봤을 때 추가로 6명이 정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양대 계파의 세(勢) 대결 성격이 어느 때보다도 강했던 이번 경선에서 막판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했던 부동층 규모는 30∼40명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탄핵에 반대한 친박계 56명과 탄핵에 찬성한 비상시국위원회 중심의 비주류 40여명을 제외한 중립성향 그룹이다.
결국 이중 일부가 탄핵소추안 의결 때에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친박계와 입장을 같이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대목은 탄핵정국을 거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위축된 친박계가 어떻게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중간지대의 표까지 `흡수`할 수 있었느냐이다. 여기에는 한가지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친박계가 `폐족`의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강력한 결속력을 발휘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박계로부터 "당권연장용 꼼수"라는 비판을 받기는 했으나 조건부로나마 `내려놓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친박계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완화시키면서 중립성향 표심을 어느정도 붙잡았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13일 창립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 친박계가 조직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창립당시 보수연합에 등록한 의원이 62명으로 이날 정 의원이 얻은 62표와 같았다. 표를 결집하고, 중간지대까지 표를 흡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주류 핵심 중진인 서청원 의원은 당시 창립총회 인사말에서 "우리가 모시던 대통령에 대해서 야당보다 더 앞장서서 어느 날 갑자기 침을 뱉고 이러는 것은 안 된다"며 "우리도 상하관계가 있다"고 내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가 경선을 하루 앞두고 일괄사퇴를 전격 발표하고 배수진을 친 것이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당의 분열이 불러올 미래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당내 기류도 변수가 됐을 수 있다. 특히 비주류 측이 정 의원을 지지할 경우 분당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한 것이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표결 직전 진행된 합동연설회도 현장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 의원이 당의 환골탈태를 강조하면서 친박계의 인적청산을 의미하는 쇄신과 개혁을 적극 외쳤지만, 그보다는 정 의원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식의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 좀 더 호소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특히 나 의원이 야당이 인정할 수 있는 원내지도부 출범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자 정 의원이 "야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원내대표를 원한다면 차라리 야당이 우리 원내대표를 선택하지 그러느냐"고 반박한 것이 의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표심을 자극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의 경우 결과에 따라 상임위 배정과 당직 배분 등 의원 개개인의 정치활동이 좌우되는 만큼 국민 여론보다 개인의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층 의원들이 `촛불민심`을 의식해 탄핵안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친박계와 더 가깝기 때문에 결국 정 원내대표에게 한 표를 행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탄핵 투표에서는 민심을 택했지만,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계파를 택했다는 것이다.
나 의원으로서는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김재경·이은재 의원 등 비주류 의원 상당수를 포함한 9명이 이날 원내대표 경선 표결에 참여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를 놓고 친박계가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번 탄핵안 표결에서 불참한 최경환 의원과 기권 2명까지 합산한다면 탄핵 반대가 59명으로, 여기서 불과 3명이 정 의원을 추가로 지지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4·13 총선 공천에서 형성된 친박 우위의 세력지형이 고스란히 당내 경선에서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비박계 권성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4·13 총선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을 모두 좌지우지 하더니…결국 새누리당은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앞으로 당 지도부 일괄사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인선을 둘러싸고 친박과 비주류간의 첨예한 `2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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