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사고로 대소변 장애 시달리다 자살··"업무상 재해"

입력 2016-12-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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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추락 사고로 척추를 다쳐 재활치료를 받다 자살한 남성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순욱 부장판사)는 A씨(사망)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연합뉴스 DB>

아파트 경비원이던 A씨는 2014년 10월 말 작업지시를 받고 사다리에 올라가 아파트 내 모과나무 열매를 따다 2m 30㎝ 높이 아래로 떨어졌다.

A씨는 이 사고로 인해 척추손상을 입어 대소변 장애가 생겼다.

항문 주위에 극심한 통증이 왔고, 기저귀를 차지 않고서는 생활을 할 수도 없었고 병원에서도 `평생 대소변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족 등 주변에 `죽고 싶다. 유서를 이미 써놓았다`고 신세 한탄을 하던 A씨는 지난해 5월 재활치료를 받던 병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던 것.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가 그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해 사망한 경우 예외적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인으로서는 참기 어려운 통증과 대소변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심한 절망감과 무기력감,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우울증이 생겼고 그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살했다고 봐야 하는 만큼 사망과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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