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의 밤` 9년만에 중단…국제 사회에 부정적 신호 우려
정부가 다음달 17일 개막하는 `2017 세계경제포럼`, 이른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대통령 특사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물론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외교 공백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어렵다는 입장이고,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해외 IR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 할 듯 하다"며 "대통령 특사로 누구를 파견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총리가 국내를 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이 기간 외평채 발행을 위한 미국 출장이 잡혀 있다는 것.
이번 다보스포럼은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리는 첫 외교 무대로 정부 대표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어서 총리는 물론 경제부총리 마저 불참하게 돼 자칫 국제사회에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나 최양희 미래부 장관의 대참이 거론되는 가운데 다보스포럼이 경제회의라는 점을 들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참석에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보스 현지에서 성대하게 개최했던 `한국의 밤`도 이번에는 열리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한국의 밤 행사는 열리지 못한다"며 "전경련 해체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 전경련이 국제 행사를 주최할 여력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문화 산업을 세계에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시작된 `한국의 밤(코리아 나이트)` 행사는 9년만에 전면 중단 위기를 맞았다.
최태원 SK 회장이 다보스포럼 불참을 결정하는 등 기업인들의 참석도 거의 전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순실 특검 등의 영향으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발이 묶여 있는 등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으로 재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17년 세계경제포럼은 한국 없는 다보스포럼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다보스포럼이 정부간 공식회의체는 아니지만 글로벌 정치·경제 리더들의 주요 논의 창구로서의 국제적 영향력을 감안해 해마다 대통령 혹은 대통령 특사 참석을 원칙으로 했다.
3년전인 2014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통일 대박론`을 피력했고, 2015년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올해 초에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특사 자격으로 파견했다.
MB정부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2010 포럼을 직접 찾은데 이어 이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사공일 전 무역협회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 원장은 "지금 세계는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호기심과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있다"면서 "정부가 다음달 다보스포럼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어떤 인물을 파견할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한국의 밤` 행사에서 가수 싸이 등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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