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 잊었나"…폐장 후 '올빼미 공시' 속출

박승원 기자

입력 2017-01-02 09:14  

    <앵커>

    연휴를 앞둔 평일 오후나 주식시장이 폐장하는 연말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늦은 시간에 기업의 부정적 소식을 전하는 공시를 이른바 '올빼미 공시'라고 합니다.

    한미약품 사태 이후로 상장사의 공시에 대한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지만, 지난해 말 폐장 이후에도 이런 올빼미 공시가 속출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늦장공시라고 불리기도 하는 올빼미 공시.

    증시가 폐장된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 소송을 비롯해 채무발생, 공급계약 축소 및 해지, 채무보증 등 악재성 공시가 쏟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선 채무와 관련된 공시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TCC동양은 계열사 TCC벤드코리아의 채무 556억원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기자본의 절반 규모(2015년 자기자본의 64.66% 규모)를 차지하는 대규모 채무보증입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결정에 따라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채무보증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사조동아원은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의 250억원 규모에 대한 채무보증을 1년 연장했고, 코스모화학은 계열사인 코스모촉매의 채무 116억원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경영권 분쟁과 사업영업 중단 등 크고 작은 악재들이 이어졌습니다.

    에이모션은 이은주 외 2인으로부터 경영권 분쟁 소송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오는 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선 안 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리젠의 경우 화장품 계열사인 리젠코스메틱의 보유주식을 현금 3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와이오엠 역시 적자사업인 패션사업 부문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상장사인 기업들이 투자자 의사결정에 중요한 판단 수단인 계약이나 자금조달, 소송 등을 연말이나 연휴 직전 장 마감 후에 공시하는 것은 관행처럼 되풀이 돼 온 일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의 경우 올해부터 한국거래소가 공시 규정 강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악재를 털어내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개인투자자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올빼미 공시.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공시 규정이 습관처럼 답습해 온 늦장공시 사례를 줄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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