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착시효과' 입니다.
연초부터 우리 시장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독주체제가 계속되면서 종합주가 지수에도 착시가 껴있죠. 시가총액 1, 2위 종목인 두 종목이 공히 3%가량 오르면서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약 보합세였죠.
체감하는 지수는 훨씬 싸늘하셨을 겁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9조 2천억에 이어 이달 중에 발표될 SK하이닉스의 지난 해 4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이 당연시 되면서 두 종목의 시장 선도력이 훨씬 강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서 우리가 좀 들여다 볼 것이 있습니다.
과연 4분기 실적개선이 두 종목을 비롯한 반도체나 IT일부에 그칠 것이냐? 4분기 실적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착시가 낄 것이냐 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에프앤가이드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 중에 실적 추정이 가능한 175곳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26조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가량 늘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를 포함했을 때의 영업이익 증가율과 엇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매년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한참 못 미쳐왔죠. 통상 4분기에 조선, 은행 업종 등 우발적인 손실이 많은 업종이 회계연도 말에 손실을 털고 가는 관행의 영향이 있었습니다만, 올해는 대규모 비용이나 손실처리를 사전적으로 했기 때문에 4분기 전체 실적에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현대중공업, 두산엔진 등 조선, 두산 중공업, 두산 인프라코어 등 기계, 에쓰 오일,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하나금융지주, NH투자증권의 금융업 대표 기업들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선 것도 4분기 영업이익의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기업이 전체 조사 기업의 70%에 이르고 말씀드린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익이 개선되거나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특징은 경기관련 수출기업이고 비교적 인건비 부담이 덜 한 기업들입니다.
현재 장세의 성격이 그대로 투영됩니다. 내수 보다 수출이고 경기방어적 산업 보다 경기 선도형 산업군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가 바로 실적이라는 얘깁니다.
그럼 올해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어떻게 될까요? 물론 환율이 지금 정도에서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50달러 선에 머물러 준다는 전제가 있습니다만 수출기업들의 이익개선의 추세는 계속될 것입니다. 특별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의 이익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석유화학, 기계장비 등의 경기민감 업종들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호황을 누리는 전방산업의 부품, 소재, 장비 업체들의 이익개선도 기대 할 수 있을 겁니다. 마른 수건 짜는 원가절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완화될 것입니다.
먼저 갤럭시 노트 7의 예에서 보듯이 부품, 소재, 장비의 불량이나 결함이 한 기업을 무너트릴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줬습니다. 삼성전자니까 버텼지 이런 상황이 다른 기업에 발생했다면 파국이었을 겁니다. 돈을 잘 벌고 있는 상황에서는 싼 부품, 소재, 장비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안전한 부품, 소재, 장비가 필요할 겁니다.
두 번째 올해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보시죠. 사회질서를 바꾸자는 거대담론 중에 주요 정치인들은 경제민주화와 공정 경제 같은 아젠다를 던질 겁니다. 납품관계에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주의환기가 되겠죠. 대기업들은 자발적으로 갑을관계의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많을 겁니다. 선제적으로 말입니다.
이익도 주가도 삼성전자의 착시에서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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