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한국은행식 소통' 입니다.
여러분 미국 연준의장 이름이 뭔지 다 아시죠?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이죠. 전임자는 벤 버냉키고요.아마 증시라인11을 꾸준히 보신 시청자 여러분들은 이들 의장 이름 외에도 스탠리 피셔 부의장 이라던지 윌리엄 피셔 같은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이름도 익숙하실 겁니다.
물론 그만큼 미국의 금리정책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들이 워낙 언론에 자주 통화정책에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반면 우리 한국은행 총재의 이름은 어떻습니까?
이주열 총재죠. 퍼뜩 안 떠오르는 분들도 있으실 거고 아예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럼 매월 금통위를 열어 금리 결정에 한 표를 행사하는 금융통화위원들은 어떠세요? 대부분 시청자 여러분 아예 한 사람의 금통위원 이름도 모르실 겁니다. 사실은 저도 가물가물하니까요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가서 이분들의 이름 모르는 상태가 제일 좋은 걸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 경제 좋다는 데 동의하는 분은 한 분도 없으실 거고 그만큼 통화정책이 중요한데도 그 중요한 걸 결정하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또 어떻게 결정하는 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건 문제입니다.
이런 여론 때문인가요? 한국은행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고 계획을 내놨죠. 지금도 한국은행은 1, 4, 7, 10월 정기적으로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습니다만 여러분 아시는 것처럼 잘 안 맞죠? 그래서 전망치를 낸 다음달에 전망치와 현실 간에 왜 괴리가 생겼는지 금융통화위원들이 직접 진단하고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매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거의 매번 만장일치로 금리 결정을 해온 금융통화위원들의 직접적인 경제인식과 시장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과연 이 정도로 지금의 금리 결정 프로세스가 달라지겠습니까?
아시는 것처럼 금융통화위원회의 당연직 의장이 한국은행 총재이고 부총재가 당연직 위원입니다. 그리고 금융통화위원들이 금리 결정에 있어 참고할 각종 지표와 통계는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의 지휘를 받는 한국은행 조사부에서 만들어서 올리죠.
저는 지금까지 금융통화위원들이 메스컴에 노출되는 강연이나 토론에 나오는 걸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못 본 것 같습니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상근직 금융통화위원들의 신분은 철저히 독립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한국은행의 조직원, 엄밀히 말해 한국은행 총재의 조직원과 같은 환경이 우리 정서와 맞물리면서 총재와 다른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건 아닌지요.
여기에 매월 열리는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도 일년에 8회로 줄이겠다고 합니다. 우리 금리정책은 미국의 금리정책을 비롯한 대외 변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연준이 8번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월급을 주고 대우해가며 금융통화위원을 임명하는 건 그리고 그 역할에 걸맞은 분들은 임명하는 건 우리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축인 통화정책에 집단지성을 강화하라는 건데 매번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우리 금리를 보면서 과연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건지 집단의식을 발휘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좋은 결론은 시끄러운 각양의 논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금융통화위원들은 시장에 각자의 생각을 비교적 소상히 알릴 기회를 갖는 게 좋겠습니다. 금통위원들이 돌아가며 격월로 기자간담회를 갖겠다고 한 건 아쉽지만 잘 한 일입니다.
그리고 사족을 하나 달자면 금융통화위원들의 인선도 보면 대부분 국책연구소장, 교수, 관료 출신으로 채워집니다만 실제로 시장에서 실물경제를 다뤄본 금융시장까지도 인력 풀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소통이란 측면도 그렇고 이론과 실제의 조화를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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