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자영업자들의 하루하루는 시름과 고통의 연속입니다. 돈을 담는 전대(錢帶)는 채워지지 않고 당국과 금융권은 자영업 대출에 대한 고삐까지 죄고 있어 생업과 생계를 이어갈 돈줄마저 말라붙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가계부채와 달리 명목상 기업대출로 분류돼 관리와 실태파악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자영업대출이 부실 우려가 고조되며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논란 속에 최근에 와서야 손을 댄 집단대출에 이어, 자영업대출과 관련해 잠재부실 우려가 잇따르자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던 당국도 부산해졌습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
“여러가지 모형도 만들고 자영업자 상황별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 종합해서 잘 다듬고 정교화 시키겠다”
얼어붙은 경기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손에 쥐는 돈은 현저히 줄었고 돈을 빌려서라도 생업과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의 대출부실 가능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본 것입니다.
자영업대출은 464조원을 넘은 지 오래고, 연간 소득대비 대출잔액 비율은 240%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 비율이 240%대라는 것은 쉽게 말해 장사를 해 1년간 돈을 벌어도 이 돈의 2~3배가 넘는 돈이 결국 빚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2%대로 추락한 성장률,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안는 내수, 미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 장사 수익은 커녕 이자·원금 상환마저 한계에 다다르게 돼 자영업자들은 두 손 두 발을 들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집은 물론 신용, 사업체까지 담보로 잡아 여기저기 돈을 빌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 축이 무너지면 또 다른 쪽에 전이돼 리스크로 이어지는 숨은 뇌관 격이라는 지적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국은 부랴부랴 금융권에 대출관리를 주문했고 금융권은 실제로 자영업대출 옥죄기에 나서는 등 자영업자들은 이래저래 안팎에서 돈줄 자체가 마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정책보증·금융지원, 만기유예에 나서고 있지만 ‘내수회복·소득증대’라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곳곳에서 부실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게 채무 줄어드는 대책 아니다. 만기연장하거나 금리 높아지는 것 유예하는 수준. 금융사 신용경색 올 수도. 내수 살아야 자영업자 돈이 도는 데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니 뇌관으로..”
바짝 말라버린 돈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상황 등 일련의 여건들이 자영업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우리경제에는 또 다른 부담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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