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직접 주도한 범죄 행위"

입력 2017-01-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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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주도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오후 2시 5분께 특검에 모습을 드러낸 유 전 장관은 작심한듯 취재진에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있었고, 이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 "블랙리스트는 정권·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좌익`이라는 누명을 씌워 차별·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분명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행위가 우리 사회의 민주질서과 가치를 훼손해 헌법 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 전 장관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지원에서 배제할 의도로 작성된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하고 이를 본 적 있다고 `폭탄선언`을 한 바 있다.
2014년 7월 자리에서 물러난 유 전 장관은 지난달 말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퇴임 한 달 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해 1월과 7월 두 차례 블랙리스트 문제로 박 대통령과 면담도 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또 다른 인터뷰에선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문체부 1급 실·국장 6명으로부터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블랙리스트에는 세월호 참사의 정부 책임을 지적하거나 과거 야당 정치인 지지 선언을 한 인사를 중심으로 약 1만명의 문화·예술인 이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하고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전달됐다는 게 특검의 수사 결과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최근 "블랙리스트 작성을 어느 누구에게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지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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