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 소식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가 이처럼 주요 포털 핫이슈로 떠오른 까닭은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
유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오후 2시5분께 특검에 모습을 드러낸 유 전 장관은 작심한 듯 20분 넘게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있었고, 이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취임한 뒤 주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실장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라든가, 저한테도 그렇고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하고 또 실제로 그 리스트 적용을 강요했다. 저는 분명히 김 전 실장이 굉장히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블랙리스트는 정권·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좌익`이라는 누명을 씌워 차별·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과 제도를 이용해 비판 세력을 조직적으로 핍박한 것은 민주적 기본 질서와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등 실행을 위해 정부 사정기관이 대거 동원됐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경찰과 검찰, 국세청, 관세청, 감사원까지 `생각이 다른` 인사들을 `핍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제도 자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한 이유에 대해선 "제 경험으로는 유신 이후 전두환 시대까지 블랙리스트 명단 관리가 있었다. 이후 민주화되며 없어졌는데 다시 부활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30년 전으로 돌려놨다"며 "관련자를 처벌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최근 공식 입장자료를 내 "블랙리스트 작성을 어느 누구에게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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