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하네!"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대치동 D 빌딩 주차장에도착해 "여기는 더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거칠게 항의를 쏟아내자 주차장 구석에서 터져나온 목소리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D 빌딩 여성 미화원인 임모(65)씨였다.
최씨가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며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외치자 임씨는 수차례 "염병하네!"라고 맞받아쳤다.
최씨가 호송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주차장은 취재진이 몰려 어수선했지만, 임씨의 목소리는 뚜렷이 들릴 정도로 컸다.
임씨는 빌딩관리회사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로, 이달 초부터 D 빌딩에 파견돼 청소 일을 해왔다.
매일 아침 7시에 D 빌딩에 나와 오후 3시까지 일한다. 맡은 구역은 특검 사무실이 있는 3개 층과 언론사 취재진이 입주한 2개 층이다.
임씨의 월급은 100만원을 겨우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청소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봉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수백억원대 자산가인 최순실씨에게 여과 없이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임씨는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 최씨가 반성의 기미도 없이 억울하다며 특검의 `강압 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외쳤다고 한다.
임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이가 없었다"며 "나도 모르게 그 말(염병하네)이 나왔다"고 털어놨다.
많은 네티즌들도 이날 최씨의 행동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최씨의 특검 출석을 묘사한 기사에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그렇게 고함치며 항의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같은 곳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최씨는 작년 12월 24일 한 차례 특검에 나와 조사를 받은 이후 `건강상 이유`, `정신적 충격`, `탄핵심판 출석과 재판 준비 관계`, `강압수사` 등을 이유로 출석을 6차례나 거부했다. 이에 따라 특검은 23일 최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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