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자동차 급속충전방식을 ‘콤보1’ 이라는 방식으로 통일시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충분한 협의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했다며,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방식은 모두 3가지.
현대기아차는 차데모, 르노삼성은 AC3상, 한국GM은 콤보 1 방식으로 업체마다 제각각입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표준원이 이 가운데 콤보1 방식을 표준으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이 방식이 앞으로 세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전기차가 더 확산되기 전에 기준을 세워 혼란을 줄이겠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취> 기술표준원 관계자
“너무 많은 방식이 있으면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니까, (전기차 보급이 막 시작된) 지금이 바로 잡을 적기다라고...”
문제는 기술표준원이 업계와 충분한 협의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표준안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1년동안 4차례 간담회를 진행했고, 논의는 충분했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충전방식 변경은 간단해 보이지만, 전기차 설계를 전부 바꿔야 할 정도로 큰 사안입니다.
업계에선 “시행 시기라도 최대한 늦춰달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묵살됐다며 공무원의 실적욕심이 작용한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녹취> 전기자동차업계 관계자
“(새로 온) 기술표준원의 담당과장이 계속 드라이브를 거는데, 업체들 얘기는 안 듣고 그렇게 갑자기...”
정부가 채택한 방식이 앞으로 세계 표준이 될 수 있을지도 논란거립니다.
미국이 표준으로 채택하긴 했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다른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만 대의 전기차 가운데서도, 10%인 천대만 콤보 1 방식을 사용합니다.
<녹취>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아직까지는 한 가지 방식으로 가는 것은 위험성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도 전세계 전기차의 50%를 중국이 주도했는데, 중국방식은 또 별도거든요.”
이런데도 정부에 대해 을일 수밖에 없는 업계는 드러내놓고 반발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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