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권사들의 공짜 바람이 거셉니다. 온라인 계좌 개설이 가능한 비대면계좌가 도입되면서 무료수수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건데요.
신규 고객 유치 전략이라지만, 자칫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증권업계의 수수료 무한 경쟁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식거래에 한정되거나 특정 기한까지로 제한을 뒀던 것과 달리 이제는 그 범위나 기간도 한층 더 넓어졌습니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은 10년, 선물옵션은 1년간 매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줬습니다.
비록 오는 4월말까지 하는 한시적인 이벤트지만, 주식거래 수수료 10년간 무료는 가히 파격적입니다.
KTB투자증권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에게 10년동안 온라인 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KB증권 역시 현대증권과 통합 출범을 기념해 계좌개설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3∼5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앞세워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증권 계좌가 개설되면 해당 증권사가 개설 시점부터 은행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지난해 2월말부터 시행된 비대면 계좌의 경우 이런 부담이 없어 투자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과거 증권사들이 수수료에서 주로 수익을 올렸던 것과 달리 비대면계좌를 통한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 등으로 활로를 찾는 분위기도 수수료 인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전화인터뷰> A증권사 관계자
"비대면계좌 개설이 작년부터 가능해지면서 더 이상 그런 니즈가 없어져 고객들한테 마케팅비용을 돌려드릴 수 있어.. 최근엔 주식담보대출, 신용거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면서 거기서도 증권사들이 수익을 발굴하는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비대면계좌가 중요한 무기가 됐다는.."
다만, 과도한 무료수수료 이벤트가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브로커리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인 증권사들의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비중은 지난해 3분기 현재 37%대까지 떨어져 있는 상탭니다.
<전화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증권사 입장에선) 출혈경쟁과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이 악화되는 부분도 있지만.. 증권산업 측면에서 수수료율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는 모델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액 자산가들이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해선 특정 고객층에 한해 수수료율을 정상화시키는 게 필요하지 않나.."
결국, 시장에선 출혈적인 수수료 무한 경쟁 보다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 차별적인 현실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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