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명분으로 기업 경영에 관여해 온 일명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윌버 로스,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 거물들은 미국 경제 내각까지 진출했습니다.
미국 정부까지 손에 쥔 행동주의 펀드들이 아시아 기업에 대한 공격을 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 편의점 산업을 일으킨 대부이자 평사원에서 오너 자리까지 오른 세븐 앤 아이 홀딩스의 스즈키 도시후미 전 회장.
입지 전적의 인물이지만, 주력 계열사 세븐일레븐의 사장 교체를 두고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공격을 받아 재작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일본 소니는 사업부를 떼어내라는 헤지펀드 공격에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최근 아시아 기업에 대한 이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이 부쩍 잦아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부활한 것은 일반 주식은 물론 기존 헤지펀드의 6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기 때문입니다.
투자대상 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미국과 유럽보다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 친화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이 주 타킷이 됐습니다.
<인터뷰>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아시아 지역 기업같은 경우는 특정 요인을 제거해주면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기업이 많다라고 보기 때문에 2010년에 1건에 불과했던 투자건수가 2015년에는 33건으로 확대됐고, 재작년부터 일본, 홍콩, 호주쪽으로 많이 커지고 있고..”
행동주의 펀드는 그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미국 행정부까지 진출해 세계 금융시장의 주도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윌버 로스가 미국 상무장관에,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은 규제완화 특별 자문관으로 통상, 금융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지배구조가 나쁜 기업들이 많이 때문에 외국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맞물려서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거죠)”
국내 기업들 상당수가 창업주 일가의 2세, 3세 승계 문제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감 여론을 조성해 경영권을 공격하는 행동주의 펀드는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경제민주화 법안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기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까지 예고하고 있어. 마땅한 방어장치가 없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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