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반감이 높다는 것은 어찌보면 해묵은 이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국경제TV의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세대구분 없는 기업에 대한 반감의 확대,
특히 미래세대인 학생층과 사회제도를 만들고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강한 반기업 정서는 꽤 충격적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업에 대한 사회 지지도 등 주요 변수로 활용해 전세계 150여개국의 기업가정신지수를 산출해 발표하는 세계기업가정신 발전기구(GEDI)와 접촉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지수를 평가하면서 제품 혁신 등에는 최고점을 줬지만 기업에 대한 사회의 지지도는 33점 사실상 낙제점을 부여했습니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를 이끌고 있는 졸탄 액스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이런 상황을 울퉁불퉁한 바퀴를 끼고 달리는 차에 비유했습니다.
<인터뷰>
졸탄 액스 조지메이어슨대 교수(GEDI 설립자)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매우 울퉁불퉁하다. 투입되는 자본을 보면 성장세가 두드러진 기업들이 더 많아야 하는데...한국의 약점은 새로운 기업 성공이 적다는 것인데, 경쟁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기업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저조하다면 기업이 발전하기 힘들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지원 부분입니다.
사회의 기업에 대한 지원이 낙제수준이라는 것 다시말해 높은 반기업 정서가 한국경제의 성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평가에서 기업에 대한 사회의 지지도가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은 영국은 어떨까요?
(크로마)
영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불만의 겨울 ( Winnter of Discontent)
1970년대 후반 영국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오일쇼크로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진 영국은 노조의 연이은 파업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기업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던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총리에 올라 11년간 영국을 이끈 마가릿대처에 주목합니다.
특히 정부가 나서 대중들의 기업 반감 해소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물론 첫번째는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 경기를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영상 인터뷰>
마가릿대처 전 영국 총리 (1979년 보수당 의회 연설)20.23~20.35
"But I do care about the future of free enterprise, the jobs and exports it provides and the independence it brings to our people."
(하지만 저는 자유기업의 미래와 그것이 창출할 일자리와 수출, 그리고 우리 국민이 이를 통해 누릴 자유에 신경을 씁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와 연관해 영국 정부가 국민들의 주식투자를 독려했다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는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익도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경험 속에서 기업에 대한 반감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들어있는 겁니다.
실제 대처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 일정량을 종업원에게 의무적으로 싼값에 배분하는 등의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이결과 집권초기(1979년) 성인의 7%, 300만명에 불과했던 영국의 주식보유자는 1990년대 초 1천만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기업의 본질적 이해가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기초가 되야한다. 그런 관점에서 주주가 되는 것이 현명하고 올바른 길이다. 재벌의 문제, 부당해고의 문제 그리고 나쁜 제품을 생산해 피해를 주는 것 이런 부를 가지고 위대한 질서를 싫어하면 안된다"
우리사회의 기업과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고민해볼 부분입니다.
실제 이번 여론조사에서 기업의 존재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이윤창출(20.47%)보다 사회환원(32.78%)이나 국가 경쟁력강화(24.03%)라는 답변이 월등이 많이 나왔다.
또, 기업이윤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도 주주(9.46%)나 직원(35.56%) 보다 월등히 사회환원(50.2%)에 써야한다는 답변이 많았다는 점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스탠딩>
얼마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단체인 금융교육 국제네트워크(INFE)가 정한 기준으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이해력이 66.2점(100점 만점)으로 최소목표점(66.7점) 이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소목표점은 OECD가 금융이해력 최소 수준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20대 이하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62점으로 낙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반기업 정서를 심리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접근해 풀어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치권의 기업에 대한 압박과 일부 기업의 비윤리적 사건 사고가 발단이지만 오랜 시간 반복되면 다양한 감정들이 여기에 섞여 우리 사회의 반기업정서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교수 (정신의학과)
압력밥솥과 비슷하다. 원인도 잘 알고 있고 해결책은 쉽지 않다. 감정을 뽑아 낼 수 있는 통로가 없다. 희망이라는게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사람들을 살아가게 만든다. 희망을 보여줘야한다 눈에 잡히듯이 보여줘야한다. 희망에는 시각화 된 것 희망스토리,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는 아시아 주요국가 중에서도 뒤쳐진다고 평가받는 지배구조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작업과 이른바 일부 오너가들의 일탈과 비행을 줄이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와 동시에 높은 기업반감을 줄이기 위해 일회성으로 끝나는 사회 기부 보다 사회 공유가치 창출 사업에 관심을 갖으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사회공유가치(Creating Shared Value,CSV)는 경제적인 가치인 기업의 수익창출과 사회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SK그룹이 소모성 자재 구매(MRO) 사업을 하던 계열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 시킨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실제 동아시아연구원은 지난 2013년 동아시아연구원은 기업들의 공유가치창출 활동이 일시적인 기업들의 사회봉사보다 기업신뢰도 향상에 더 기여한다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세계 경제지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고, 일본을 비롯해 유럽의 주요국들은 자국 기업을 불러들이는 유인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기업 정서가 높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는 것인 만큼 기업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공헌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반기업정서가 문제니 이를 줄여야한다가 아니라 이를 넘어서 사회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사회 전반이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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