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트럼프지수 '21,000포인트' 입니다.
다우지수가 21,000포인트를 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앞두고 또 이 양반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12일 연속 오르던 상승세를 마감하고 빠졌던 지수가 트럼프의 의회 연설 때문에 오히려 크게 올랐습니다. 그야말로 트럼프에 의한 상승, 트럼프 랠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보여준 리더십의 점수는 낙제점이었습니다. 지지율은 취임 초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낮은 상태이고, 보수 언론마저도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고, 벌써 잘려나간 참모들이 여럿이고, 그 자리를 채우기도 어려울 정도로 구인난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또 그와 상반된 정책을 얘기하는 참모도 늘어갑니다.
어제 있었던 의회 연설도 전임자인 오바마 대통령의 그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민주당의 여성의원들은 흰색 옷을 단체로 차려 입고 나와서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에 시위를 했습니다. 엄지 척이 아니라 엄지 다운을 하는 의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인기 없는 대통령의 의회연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연설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반응은 '이 사람 트럼프 맞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훨씬 의젓하고 대통령다웠다는 겁니다.
그의 말투는 전에 없이 부드러웠고 시종일관 희망과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취임식 연설하고는 완전히 딴 판이었고 너무 무난해서 놀라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됐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66분간의 연설에서 제가 주목한 한 구절은 이것입니다. "나는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 나는 미국의 대표, 즉 미국의 대통령이다." 라는 것입니다. 다시 Make America great again! 역시 미국우선이라는 점입니다. 내용을 바꾸지 않았고 그저 톤과 매너를 바꿨을 뿐인데 언론은 호평을 쏟아냈고 여론은 좋아졌고 시장은 폭등을 했습니다. 트럼프 매직입니다. 그는 언론을 활용할 줄 압니다.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지만 여론을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지를 압니다. 그는 부동산 재벌이자 사실은 방송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자세와 태도를 볼 것이 아니라 그의 정책과 의도를 봐야 합니다.
언론이 만들어내는 여론 보다 더 빨리 그 본질을 파악하는 게 뭘까요? 바로 돈입니다. 그 돈은 월스트리트가 흐름을 만들고 월가의 눈치 빠른 자본가와 투자가들은 트럼프가 가리키는 쪽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겁니다. 정치와 언론 그리고 대중이 그가 가리키는 곳이 아닌 그의 손끝을 보고 있는 가운데 말입니다.
'노력은 A+, 성과는 A, 소통은 C다.' 트럼프가 추임 후 자신의 국정 운영에 메긴 스스로의 점수입니다. 그의 노력과 성과가 A+, A인지는 모르겠으나 잘못된 소통 때문에 과소평가되었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적어도 미국 사람의 입장에서 또 경제적으로 말입니다.
다우지수 21,000을 보면서 우리 코스피 2,100을 동시에 봅니다. 미국 주식이 두 배 이상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 주식은 이제 박스권을 탈피하느냐는 논란에 서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지만 미국은 그저 캐나다 밑에 있고 멕시코 위에 있는 한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트럼프가 얘기하는 방점은 미국 사람이 손해 보지 않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얘기 대신 공정 무역이라는 말을 쓰는 겁니다. 그는 알고 있습니다. 교역이 없이 미국이 또 미국 사람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없다는 것을요.
미국을 잘 살게 하려는 그의 노력이 타국을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세계 경제가 누릴 혜택도 무시하면 안됩니다. 물론 트럼프의 노력과 성과가 앞으로도 누구나가 인정하는 A학점이 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우리 수출이 20% 이상 늘었습니다. 동시에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준 국교단절에 해당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씁니다. 확실히 숫자로 나타나는 지표는 좋아지고 있고 불가측한 우려는 또 커지고 있습니다. 증시가 무얼 더 크게 반영할 지 보시지요.
21,000포인트, 달라진 트럼프의 태도. 트럼프가 만드는 버블의 크기, 그저 너무 빨리 예단하기에는 그는 이제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신참이고 그는 아마 7년 10개월이 남았다고 확신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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