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주점 종사자를 때리거나 폭언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28)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는 8일 "김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온 김씨는 이날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일단 자유의 몸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 부장판사는 "김씨가 술에 취해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하고 위력으로 영업을 방해한 데다 공용물건을 손괴한 사건으로,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김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룰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김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음주운전에 따른 벌금형 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도 양형에 감안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도 유리한 점으로 인정됐다.
이 부장판사는 주문을 낭독한 뒤 김씨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사건은 일반인의 경우라면 벌금형 등으로 간단히 처벌받을 수 있는 사건이지만 우리 사회는 대기업 오너 가족, 기득권층에게 일반인보다 엄격한 사회적 책무, 더 무거운 형사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범행이긴 하나 김씨는 이런 점을 항시 유념해서 행동 하나하나에 더 신중하고 다시는 이런 범행에 가담하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1월 5일 새벽 4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만취 상태로 지배인을 폭행하고 안주를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특수폭행, 영업방해)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종업원에게 "이쪽으로 와라, 똑바로 안 해"라며 욕설했고, 이를 만류하는 지배인에게 술병을 휘둘러 위협하고 손으로 머리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 연행 과정에서 순찰차 좌석 시트를 찢어 28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공용물건손상)도 받았다.
김씨는 지난달 첫 공판에서 "아무리 술을 마셨다 한들 절대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혐의를 인정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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