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현상으로 우리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감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전통적인 상식이 요즘 들어 깨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신인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1,20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석 달만에 1,12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20일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급락세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적어도 4월까지는 환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이 다음달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 방어에 나설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율이 우리 수출 회복세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여러 정황들을 보면 환율 문제가 우려에 비해 수출에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현재 급락세를 보인 환율은 실제로는 착시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기말 기준으로는 올해 원화가치가 10% 정도 절상(환율 하락)되는 반면에 연평균을 기준으로 한다면 2~3% 절상(환율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수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주요 품목인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등 IT제품군의 세계 수요도 공급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는 제품 가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해 말 고정거래가격이 1.94달러였던 D램은 2월 말 기준 2.75달러로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0% 높아지고, LG디스플레이는 회사 창립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다른 주력 산업군인 석유 화학은 지난해부터 상승한 유가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고, 자동차 업종은 해외 생산 확대와 결제통화 다변화 등을 통해 환율 하락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무역협회는 이같은 이유로 우리 경제의 환율에 대한 민감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3월에 이어 4월도 환율 문제보다는 주력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수출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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