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리포트] 대마초 포장용기 사업에 뛰어든 미국의 은퇴 여교사 이야기

입력 2017-03-31 11:33   수정 2017-03-3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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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박경랑 통신원] 미국에선 각 주마다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현재 28개주와 워싱턴주가 의료적 목적이나 기타 개인적 기호로 대마초를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했으며 더 많은 주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콜로라도주는 지난 2014년에 대마초를 합법화했고 미국 전지역을 통틀어 대마초를 사용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가장 낮다.

고등학교 교사를 은퇴한 뎁 베이커와 그녀의 27년 지기 친구 바브 다이너는 이런 점에 착안해 2014년 봄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을 위한 대마초 용기를 생산하는 사업인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Higher Standard Packiaging)을 시작했다. (교육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교육자 출신이 대마초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부도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사진설명=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의 창립자 뎁 베이커(좌)와 바브 다이너(우)

우선 그들은 시장 파악을 위해 대마초를 제조하는 생산장을 방문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사용되는 용기들이 화학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걸 감지했다.

다이너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음식과 약품을 식약청(F.D.A)이 공인한 용기에 보관하고 싶어한다는 성향을 고려해 대마초를 담는 용기 또한 냄새가 나지 않고 깨끗하길 원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용기 대신 재활용된 플라스틱 우유곽을 이용해 대마초 용기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을 시작한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은 약 700만 개의 용기를 콜로라도주의 대마초 생산장에 공급했다.

사업 초기에는 어린 아이들이 대마초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뚜껑을 만들었고 하얀색 용기의 크기 또한 기존의 것들과 다르게 제작했다.

그들은 주로 콜로라도주의 덴버에서 샘플 용기와 측정가격이 적힌 종이들을 100개 넘는 사업체에 제공하며 면밀한 시장조사도 벌였다.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은 현재 마약 제조사와 식품 제조사를 포함한 약 5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이 콜로라도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만큼 대부분 고객들 역시 콜로라도주에 자리잡고 있다.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은 미국을 넘어 캐나다와 같이 대마초가 합법화된 국가로 사업을 확장시켜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녀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무엇보다 대마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산업 조사기관인 비즈니스 투자그룹 아크뷰에 따르면 지난해 유흥과 의료용으로 소비되는 대마초는 69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년대비 35%가 증가한 수치이다.

다이너와 베이커는 대마초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있다면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정부 규제 변화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의 제품)

그들은 창업 후 1년 동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베이커의 아버지 소유 차랑을 운송차로 사용했고 이는 비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창업 3년 차에 접어들자 다이너와 베이커는 고객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며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는데 힘썼다.

또한 그들은 고객들의 필요와 요구조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얼굴을 맞대는 대면 판매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개인취향을 파악한 후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은 사업초기 판매했던 하얀색 용기가 아닌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용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이 대마초 용기 제조산업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고 소비자들 또한 기존의 용기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생겨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본 통신원이 거주하는 위스콘신은 마약은 제조와 소비가 불법인 탓에 하이어 스탠다드 패키징이 생산한 용기를 직접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마약을 하나의 식품으로 보고 친환경적인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와는 이를 사업으로 연결한 시도는 매우 참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Park43120@gmail.com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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