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지주회사②] 재계 "지주사 요건 강화…시간·비용부담 너무 크다"

임원식 기자

입력 2017-04-07 17:23   수정 2017-04-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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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선진화 된 지배구조라는 측면에서 재계는 일단 지주회사 전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 불황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지금 규제강도를 높이는 게 적절한 건지 의문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 상당수는 지주회사 전환에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를 늘려야 한다, 또 인적 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은 안된다는 정치권의 강경한 목소리에

    기업 대부분이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치권의 요구대로 곧장 움직이기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 거란 전망 때문입니다.

    [인터뷰] A기업 관계자

    "(지주사 규제 관련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될 걸로 알고 있고요. 관련해서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컨대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갖고 있는 지분은 18.45%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상장법인 지분을 20% 이상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당장 4조 원 넘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치권의 지금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져 법 개정까지 간다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용은 가늠 조차 힘들 만큼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얘기할 만큼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옵니다.

    불황도 불황이지만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기업들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규제가 풀려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강해지니 답답하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B기업 관계자

    "전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기업의 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걱정스럽습니다."

    또 지주회사 전환을 둘러싼 기업들의 경영 환경과 여건이 제각각인 만큼 시간적 여유를 보다 충분히 주고 규제의 문턱은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장균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주사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정부나 정치권에서 제시한다면 그것에 맞춰서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상황을 외면한 채 정치권이 지금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지주사 전환 비용 마련을 위한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줄을 이으면서

    결국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배만 채울 거란 비관적 전망들까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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