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형 공모펀드는 상황이 심각한데요. 활황기를 누렸던 2009년과 비교하면 자금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 그나마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던 공모펀드가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보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때 271조원에 육박하던 국내 공모펀드의 수탁고가 239조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사모펀드 시장은 공모펀드 시장을 추월한 상태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4조5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 전체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활황기였던 2009년과 비교하면 시장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투자자들을 최전선에서 만나는 증권사 PB들은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떨어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 우종윤 유안타증권 수석 PB
"일단 (투자자들이) 오셔서 잔고를 확인하실 때 지수는 괜찮은데 수익률이 왜 이렇게 안좋냐…공모펀드에 실망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고요. 삼성전자가 시장 대비 좋았을 때에는 공모펀드가 사실 그만큼 수익이 못 따라가긴 하더라고요.“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3월 중순 무렵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6.3%.
하지만 국내주식형펀드 성과는 4.6%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공모펀드 시장 위축이 가속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중요한 자산관리 수단 중 하나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투자기회를 잃은 사람들이 누구냐를 봐야겠죠. (공모펀드는) 고액자산가가 아니라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공모에서 빠져나가서 사모로 빠져나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 같고요.”
최근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은 자산증식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주식과 주식형펀드를 꼽은 바 있습니다.
제대로 된 종목 분석, 적절한 매매타이밍 등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직접투자를 제외하면 결국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택할 수 있는 투자도구는 공모펀드가 유일한 셈입니다.
또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주식투자비중이 낮은 우리나라가 공모펀드 시장 마저 위축될 경우 자산배분 차원에서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