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검 조사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삼성 뇌물수수 혐의를 듣고 "충격적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검팀은 13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김기춘 전 실장은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공모해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78억원(실제 코어스포츠에 송금된 돈)을 수수한 사실을 알았느냐"고 묻자 "몰랐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최순실 씨의 존재에 대해서도 "2007년 박근혜가 이명박과 당내 경선을 벌일 때 검증 과정에서 최순실 이름은 등장했었는데 잊어버렸다"고 진술했다.
또한 "2014년 정윤회 문건 요지는 정윤회가 강남 중국집에서 청와대 비서관 몇 명과 모여 국정을 논하면서 김기춘 실장을 몰아내야 한다는 취지였고, 최순실이 처(妻)라는 정도로 언급됐던 거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태민의 5녀 최순실의 남편 정윤회라고 문건에 기재돼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래 여러 차례 자신은 최씨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착각했다. 최씨의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그렇지만 최씨와 접촉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