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우리가 흔히 항암제 하면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처음 개발된 1세대 항암제는 화학항암제, 즉 화학적인 합성을 통해서 만든 항암제인데, 암세포 뿐 아니라 일반 세포까지 죽이는 등 독성이 강하고 부작용도 강합니다.
흔히 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머리가 빠지고 음식 소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부작용과 독성 때문입니다.
국내 신약 1호였던 SK케미칼의 선플라(주),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종근당의 캄토벨(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어난 항암제가 바로 2세대 항암제로 불리우는 표적항암제입니다.
암 세포만을 식별해 공격하는 능력이 있어 의료현장에서 각광을 받았지만,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화이자의 잴코리(폐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폐암), 바이엘의 넥사바(간암), 한미약품의 올리타(폐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개선한 항암제가 바로 3세대 항암제로 불리우는 면역항암제입니다.
환자의 몸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데 부작용이 거의 없고, 내성도 생기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약들이 바로 MSD의 키트루다와 BMS·오노약품의 옵디보, BMS의 여보이, 로슈의 티센트릭 등 입니다.
지난 6일 개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회의에서 국내에 출시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20조원 규모였던 전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2년 약 91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면역항암제는 부가가치가 높아 다국적 제약사들도 상당히 면역항암제에 대한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몇 년 후 면역항암제 시장이 9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면역항암제 개발 단계는 이제 초기 임상에 진입하는 초보 단계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면역항암제와 관련된 핫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참여했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주요 이슈인 면역항암제에서 벗어난 아젠다를 제시하면서 이목을 끌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보통 JP모건 행사가 끝나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올해는 어느 기업도 지금까지 기술이전 소식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BMS와 MSD, 로슈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공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고, 애브비도 적극 뛰어든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동아ST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에 5억 달러 규모 면역항암제 기술 이전을 하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동아ST가 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의 자회사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와 6,350억원(5억2,500만달러) 규모의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임상시험을 하기도 전에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현재 간암과 피부암 치료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향후 다른 부분으로 치료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가장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이나 바이오기업들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항암제는 기존 의약품보다 효과.효능이 더 좋아야 하기에 개발 자체가 어렵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놀이터이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실제 국내 기업 가운데 항암제를 개발한 곳은 SK케미칼과 한미약품, 종근당, 일양약품, 동화약품, 잼백스앤카엘 등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다국적 제약사들의 항암제에 밀려 출시한 후 대부분 사장돼 현재 시판되는 품목은 2,3개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동아ST를 비롯해 한미약품, 신라젠 정도가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동아ST의 경우 애브비에 기술 수출을 하면서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바이오기업인 신라젠은 지난 7일 간암 대상 치료후보물질인 `펙사벡`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 환자 등록수가 14개국에서 100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약품도 자회사인 북경한미를 통해 면역·표적 이중항체 후보물질 3개에 대한 전임상시험(동물시험)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번 신규 후보물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방암과 폐암과 관련이 높은 PD-L1(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과 HER-2(인 표피 증식인자 수용체), EGFR(상피성장인자수용체)를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입니다.
이 분야는 화이자와 베링거인겔하임, BMS(브리스톨마이어스큅)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활발히 진출한 분야입니다.
동아ST와 한미약품, 신라젠이 글로벌 면역항암신약 개발에 본격 나서면서 이들 기업들이 가치도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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