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필상, 기부했다가 재산 압류당한 '기구한' 사연

입력 2017-04-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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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억 기부하다 세금폭탄` 황필상씨...도대체 무슨 일이?


황필상씨 기부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180억여원 상당의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 설립한 장학재단에 세무당국이 무려 140억원의 증여세를 매긴 `세금 폭탄`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사실상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구원장학재단이 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공익재단에 기부된 주식에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기부자가 재단의 정관 작성, 이사 선임 등 설립 과정에 실질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기부자가 설립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단 설립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재산을 출연한 것만으로 증여세 부과 처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원장학재단은 생활정보 소식지 `수원교차로`를 창업한 황필상(70)씨가 2002년 8월 수원교차로의 주식 90%(당시 시가 177억원 상당)와 현금 2억원을 기부해 만들었다. 재단을 운영하는 아주대 측도 1억 1천만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수원세무서가 2008년 9월 두 달간 세무조사해 "황씨의 주식 기부는 현행법상 무상증여에 해당한다"며 재단에 140억 4천193만원(가산세 포함)의 증여세를 부과하자 재단이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황필상 씨와 수원교차로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와 경제력 세습과 무관한 주식증여에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증세법은 공익재단 등을 통한 편법증여를 막기 위해 공익법인이 출연자와 특수관계인 기업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총수의 5%를 넘게 취득·보유하면 그 초과분에 증여세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한다.
상식에 비춰볼 때 과도한 세금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사안은 사회적으로도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1심은 "주식 출연은 경제력 세습 차원이 아닌 순수한 장학사업을 위한 것이므로 거액의 세금 부과는 잘못"이라며 재단 측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황필상 씨와 재단의 주식을 합하면 수원교차로의 주식 전부가 되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양자는 상증세법상 특수관계로서 과세 대상이 된다"며 세금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황필상 씨가 실질적으로 재단을 설립한 경우에만 황필상 씨와 재단 주식을 합쳐 수원교차로와의 특수관계를 따질 수 있다"며 2심 심리를 다시 하라고 판단했다.
한편 황필상 씨는 장학재단 설립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파기환송심에서는 세무서의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 측은 1억 1천만원을 출연한 아주대가 실질적으로 재단을 설립했다는 입장이다.
황필상 씨는 전 재산을 장학재단에 기부하려다 200억원이 넘는 세금 폭탄을 맞았고 이후 세무당국과 지루한 소송을 벌여왔다. 대법원이 판결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한때 수백억대 자산가이던 그는 살던 아파트까지 압류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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