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최순실, 박근혜 사저에 있는 돈으로 정유라 키워달라 했다”

입력 2017-04-24 17:19  


장시호 재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조카 장시호씨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있는 돈으로 자신의 딸 정유라와 손주를 키워달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
장시호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증언했다.
연합뉴스가 장시호 씨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장씨와 최씨는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실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장시호 씨는 최씨에게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장시호 씨는 "당시 이모가 `네가 무슨 죄가 있니. 내 심부름 한 건데`라며 검사한테 `유진이(시호)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 제가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두 사람은 담당 검사를 마주보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최씨가 계속 장시호 씨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하려 했다고 한다.
장시호 씨가 잘 못알아듣자 최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글자를 쓰기 시작하더니 발로 장씨를 툭 차면서 볼편으로 A4 용지를 찍으며 종이를 보라고 했다고 한다.
장시호 씨는 처음엔 종이에 써진 글씨를 제대로 못알아봤다고 한다. 처음에 알아본 글자는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이었다고 장씨는 말했다.
최씨는 검사에게 `물이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가 정수기로 이동하자 다시 `삼성동 2층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썼다고 한다.
장시호 씨가 이 말도 못알아듣자 최씨는 다시 한 번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를 정수기로 보낸 다음 장시호 씨 귀에 대고 "잘 들어. 2층 방에 돈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했다고 한다.
검사가 돌아오자 최씨는 "유연이 유주가 무슨 죄냐"며 "유진이에게도 물 한 잔갖다 달라"고 검사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그 틈을 타 최씨는 다시 장시호 씨에게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줄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장시호 씨가 검사방을 나올 땐 최씨가 따라나오며 "나도 심부름한 것 밖에 없는데 이게 뭐니. 나도 이제 이사장(박 전 대통령) 얘기 다 해야겠어"라고 말했다는 게 장시호 씨 증언이다.
장시호 씨는 이날 법정에서 "삼성동 2층이 대통령 사저인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시호 씨는 특검이 "당시 증인도 구속된 상태인데 삼성동 사저의 거액을 갖고 정유라와 그 아들을 키워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당시 검사님이 저는 다 자백해서 두 달 정도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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