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시너지에 역점을 뒀던 하나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과 관련해 시장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으며 한 집 살림이 안착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치고 나가는 경쟁사들을 감안하면 비은행계열 강화 등 제반 과제도 여전합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태 회장이 ‘통합 대박’을 강조한 뒤 3년여 시간이 흘렀고 하나·외환 두 조직간 시너지 역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2015년 9월 통합 후 더뎌 보였던 시너지가 가시화된 건 지난해 3분기부터로, 분기 순익으로는 양호한 4천5백억원, 지난해 전체로도 1조3천억원이라는 성적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며 통합 시너지라는 수식어도 더 이상 무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A금융사 은행섹터 연구위원
“충당금은 대우조선 이번에 많이 반영한 게..당분간 이런 환경에서 견고한 실적 계속 낼 듯”
분기별 4~5천억원대 순익 달성조차 버겁던 하나금융이 대우조선 충당금이라는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도 깜짝 실적을 달성하자 2분기, 그 이후에 대한 평가도 ‘긍정’ 일색입니다.
최순실·정유라 의혹도 걷혔고 탄탄한 포트폴리오의 신한, 증권·손보 인수를 통해 거듭난 KB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매력도 기업가치에 볕이 들도록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통합 시너지 안착, 주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리딩 금융사를 두고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간 경쟁체제를 흔들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신한이나 KB, 하나금융 모두 은행 비중이 높지만 4천억원대 순익을 낸 신한카드에 비하면 하나금융의 주력계열인 카드부문이 전년대비 급증한 순익을 냈음에도 이 역시 8분의 1 수준.
4천억원 대 순익을 내는 계열은 없지만 손보·카드·증권·캐피탈 등이 고른 순익을 낸 KB에 비하면 마찬가지로 거의 전 계열을 보유한 하나금융 계열의 성적은 초라할 따름입니다.
단기간에 비은행 강화에 효과적인 M&A의 경우 이익잉여금, 계열을 통한 증자나 배당, 출자 등 자금여력이 충분치 못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인터뷰> B금융사 관계자
“단기간에 하려면 M&A가 좋은 데 이러기에는 (이익잉여금) 자본 여력이 풍족치 않으니, 계열사 다 갖고 있는 데 없는 것 없이 그런데 계열사 하나하나가 조금씩 상대보다 쳐지니”
통합 시너지는 일단 합격점. 하지만 부족한 M&A 여력과 대형매물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 경쟁사에 비해 치고 나갈 동력이 힘에 부치는 하나금융이 어떻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가치를 끌어 올려 나갈지, 목표로 제시한 2020년은 이제 또 3년여 시간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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