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을 강화하고 롯데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입니다.
신 회장이 뇌물죄로 기소되고, 중국의 사드보복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푸드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습니다.
롯데는 이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
“롯데가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게 되면 순환출자 고리가 단순해지면서 지배구조가 투명하게되고 경영투명성도 높아집니다. 주주중심 기업으로 변화하게 되면서 계열사의 책임과 전문성이 강화됩니다.”
실제로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는 순차적으로 해소돼 현재 67개까지 줄었으며, 분할합병이 이뤄지면 18개까지 감소합니다.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저평가됐던 기업가치가 재평가 되는 것은 물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총수 일가들이 대부분 현물출자를 한다는 가정 아래 신생 롯데지주회사는 4개사의 지분을 20~50% 보유한 막강한 지주회사가 됩니다.
8월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 안건들이 확정되면 오는 10월1일 최종 합병이 이뤄집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와 다시 합병을 거쳐 완전한 그룹 지주회사 형태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신동빈 회장과 롯데는 지난 2015년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지배구조 개선 전략 핵심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구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롯데 경영 비리 수사에 이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상장이 어렵게 되자 새로운 대안으로 우선 쇼핑·식품 계열사를 묶어 지주회사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입니다.
그러나 일본 꼬리표를 떼고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결국 호텔롯데 역시 합병 또는 분할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업계 관측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이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안과 롯데지주의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를 사업·투자회사로 쪼갠 뒤 상장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화내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지주회사 전환계획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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