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인선 발표에 포함된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한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공식 임기를 시작하자 마자 곧바로 첫 인선을 단행하면서 특유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운동권 출신’ 임종석을 임명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직접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3대 요직의 인선을 발표했다. 대통령과 가족의 신변보호 임무를 맡을 주영훈 경호실장도 임명했다.
이날 정오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지 불과 2시간여 만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인선을 서두른 것은 한반도 주변 위기상황과 심각한 경제위기 등을 고려할 때 지난 연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다섯 달가량 이어진 국정 공백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아 대통령직인수위를 꾸리지 못한 탓에 후보자 검증이 다소 미흡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시간과 절차상의 문제를 넘어 앞으로 5년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관통할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탕평`과 `협치`, `개혁`과 `변화`, `대화`와 `소통`, `능력`과 `전문성`이 바로 그것이다.
당장 국무총리 후보자를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언한 대로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남지사를 지명한 것은 바로 국민통합을 겨냥한 `탕평인사`를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선거 기간에 새 정부의 첫 총리를 대탕평·통합형·화합형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이낙연 지사님이 그 취지에 맞게 새 정부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배경을 밝혔다.
또 총리로서의 능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데다 정치와 행정경험을 하면서 `검증`도 이뤄진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가장 핫이슈로 떠오른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운 곳에서 보좌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임종석 실장은 무엇보다 51세에 불과한 나이가 눈길을 끈다. 75세인 전임 한광옥 비서실장과는 무려 24살 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 임명을 통해 젊고 역동적이고 탈권위적인, 그리고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젊은 비서실장의 의미를 설명했다.
임종석 실장의 지명에는 여소야대 구도에서 낮은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젊고 역동적인 비서실장이 적합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젊은 비서실장 중심으로 대통령과 참모가 격의 없이 대화하는 청와대를 기대한다"며 "여당과 늘 함께 가고 야당과도 대화하며 소통하는 청와대로 만들겠다는 제 의지의 실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와 임종석 실장은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거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래전부터 문 후보와 친분관계를 맺거나 함께 정치 활동을 해오지 않았다는 얘기이지만, 그만큼 `정치적 부채`가 적고 소신있게 일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종석 실장은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직을 맡는 등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꼽히지만, 2014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한때 `박원순계`로 분류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친문색채가 거의 없는 두 사람을 내각과 청와대의 구심점으로 임명해 친문세력에 대한 반감을 해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인 점도 대선기간 불거진 `호남홀대론`을 완전히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초 총리직에는 문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호남 출신을 임명하고 비서실장직에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충청권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을 모두 호남 출신으로 임명해 호남홀대론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임종석 이미지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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