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성장을 거듭해온 직방과 다방 등 부동산 스타트업체들이 대기업들의 관련 사업 진출로 성장의 벽에 부딪쳤습니다.
스타트업들의 혁신 의지가 꺾인 상황인데, 정부가 오히려 이들을 규제의 표적으로 삼고 있어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근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동산 정보제공 스타트업체 직방은 최근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난 1년간 전국을 돌면서 만든 아파트 단지정보 서비스를 몇 주 전부터 한 대형 포털사이트가 거의 똑같이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언주 직방 실장
“단지를 방문해서 주민을 인터뷰하고 현장을 다 탐방해서 만든 컨텐츠였죠 설명하는 순서, 사진을 찍은 어떤 모습이라든가 아파트 단지를 설명하는 방식 말투 글의 문맥이나 이런 것들이 거의 흡사했습니다"
별도의 연구개발 없이 스타트업체의 아이디어를 사실상 모방했다는 것인데, 해당 업체는 생존에 위협을 받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박성민 다방 본부장
“N사라든지 K사 같이 기존 O2O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았고 포털을 기반으로 해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그런 서비스들이 저희에게는 어떻게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공룡이고"
문제는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체들에게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규제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동산앱 업체에 허위매물 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약관 개정을 지시하면서 직방과 다방, 방콜 등 3곳을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형사인 네이버는 공정위의 약관 개정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23%로 전체 부동산 정보제공 앱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규제를 피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해서 시작된 사업에 대해서만 한 거고요. 아무래도 신생기업이다보니까.. 약관이나 이런부분에서 더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 규제대상에 포함된 스타트업체들은 약관에만 명시하지 않았을 뿐 '허위매물 없애기 프로젝트'나 '헛걸음보상제'같이 이미 소비자를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대형사만을 제외한 이번 규제가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입니다.
대형사의 골목상권 위협과 정부의 절름발이식 규제로 부동산 스타트업체들의 혁신 의지가 크게 꺾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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