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란을 겪는 것은 정부부처 뿐만이 아닙니다.
규제산업 특성상 정권의 바람을 적잖이 타는 금융권도 새 정부 맞춤형 전략을 짜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서민금융'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에 발맞춰 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서민금융'입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는 대부업 최고이자율 인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소액 장기 연체 채무정리 등 서민들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대거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은행권에서는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대출 연체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연체이자율 상한선은 15%. 여기에서 연체금리와 대출금리에 중복되는 비용항목을 제하면 4~5% 정도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공공금융기관이 준비 중인 취약계층의 채무 탕감도 민간 시중은행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로 은행들은 소멸시효가 지나 회수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소각해왔는데, 최근 신용보증기금 등이 시효가 남은 채권도 탕감책에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어 정책 발맞추기 행보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청년희망펀드에 은행권이 대거 동원된 바 있는 만큼 대승적 취약계층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며 "다만 '빚 탕감'책은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가피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 준비도 시작됐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최고금리 인하(27.9%→20%)에 따른 대출심사 강화로 생기는 금융사각지대를 채우기 위한 상품을 준비 중이며, 또 취약계층 맞춤형 신용평가모델을 오는 6월까지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고금리 인하보다 한계 채무자의 안정적 관리가 더 중요"하며, "전 정부도 출범마다 '서민'을 외쳤지만, 금융소외 현상은 여전히 심화되고 있어 '무늬만 서민'을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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