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병원 화재 소식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부산에 소재한 대남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를 모두 대피시켜야 하는 급한 상황에서 병원 직원과 소방대원이 평소 연습한 매뉴얼대로 고층부터 저층 순으로 500명이 넘는 환자를 단시간 내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기 때문. 또 다른 대형참사를 병원 직원들이 막은 셈.
소방당국에 따르면 25일 새벽 4시께 부산 사상구 대남병원 지하 1층 총무과 사무실에서 불이 났다.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당직 근무자가 소화기로 화재를 자체적으로 진화하려다가 불이 꺼지지 않자 119에 신고했다.
동시에 병원에 있던 직원 14명은 환자들을 깨워 건물 밖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환자들이 한꺼번에 1층 입구에 몰리지 않도록 매뉴얼대로 맨 꼭대기 층인 6층 환자부터 저층 환자 순으로 나가도록 안내했다.
부축이 필요한 환자 10여 명은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보냈다.
환자 504명과 직원 14명이 모두 대피한 뒤 누락 인원이 없음을 확인한 시각은 화재가 발생한 지 불과 20분 만이다.
불은 사무실을 태운뒤 로비 천장까지 옮겨붙은 상황이었지만 소방대원들이 신고한 지 8분 만에 모두 진화했다.
박희곤 부산 북부소방서 예방지도담당은 "연기가 많이 나서 대피시간이 길어졌으면 연기흡입 피해가 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잘 대처했다"면서 "정신병원이어서 다행히 병상에 누운 채로 이동해
야 하는 중환자는 없었지만 새벽 시간 단시간에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신속한 대피가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12월 북부소방서가 지역에서 처음으로 관내 32개 병원을 상대로 야간 대피상황을 불심 점검한 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병원은 당시에도 상위권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양쪽 복도 출입문의 잠금장치 열쇠가 층마다 달라 대피를 지연시키고 야간 근무인력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예방지도담당은 "병원 측이 지난번 지적사항을 모두 개선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예방 점검을 시행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연기가 모두 빠질 때까지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가 2시간 만에 병실로 모두 복귀했다.
경찰은 사무실 내 복사기에서 불이 시작된 것을 확인하고 전기 누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남병원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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