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 여대생 피살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2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6년째 미궁에 빠져있는 부산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해본다.
◆ 잠옷을 입은 채 발견된 변사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2001년 2월 4일, 부산 연산동 배산 중턱 등산로 인근 수풀에서 2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등산객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이 여성은 왜소한 체구에 잠옷 차림이었다. 겨울 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잠옷과 어울리지 않는 구두를 신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때 입고 있던 옷이 집에서 잠옷 대용으로 입는 그냥 헐렁한 티에, 무릎이 다 헤져서 구멍도 나 있는 거였어요. 집 앞에 뭐 사러 갈 때나 입을 수 있는….” - 피해자 남동생 인터뷰 中
신원 확인 결과 이 여성은 인근 주택가에 살고 있던 故 김선희 씨(당시 22세)였다. 배산은 그녀의 집에서 10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낮은 산이었다. 왜 그녀는 배산에서 잠옷을 입은 채 숨져있었던 것일까.
◆ 그녀는 왜 배산으로 향했나?
사건 당일, 아침에 눈을 뜬 선희 씨의 남동생 영진 씨(당시 중학교 3학년)는 집안 곳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전날 안방에서 같이 잠든 누나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마침 그날은 경주에 제를 지내러 어머니는 새벽 일찍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야간 근무라 집에 들어오시기 전이었다.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던 누나는 결국 숨진 채로 돌아왔다.
“선희는 바람 쐬러 간다거나 해도 산엔 잘 안 갔어요. 얘는 운동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 피해자 어머니 인터뷰 中
유족들은 전날 밤 멀쩡히 잠들었던 선희 씨가 왜 이른 아침에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휴대폰도 미처 챙기지 않은 채 잠옷 바람으로 나간 걸로 보아 분명히 누군가를 급히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선희 씨 가족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명이었다. 바로 선희 씨의 전 남자친구였던 인철 씨(가명)였다. 그는 선희 씨와 같은 학교 동아리의 선배였고, 5개월 정도 교제하다 사건이 일어나기 보름 전 헤어졌다.
“나중에 선희가 핸드폰을 하고 있길래 옆에서 살짝 봤어요. 봤는데 남자친구한테 문자가 온 것 같더라고요. 그 내용이 ‘죽어도 후회를 안 하느냐’고….” - 피해자 언니 인터뷰 中
하지만 당시 그는 경찰서에서 몇 차례 조사를 받은 뒤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사이 16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유족들은 여전히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철 씨(가명)는 정말 선희 씨 사건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 우리는 수소문 끝에 어렵게 그를 만날 수 있었다.
◆ 마지막 목격자? 동생의 되살아난 기억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미제 살인사건. 유의미한 단서는 시신에 남은 혈흔과 단 2개의 칼자국뿐이다.
“2개의 칼자국 외엔 방어흔이 전혀 없다는 점이 특이하고요. 피해자가 복부를 찔려 출혈이 굉장히 심한 상태에서 범인이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듯 목을 찌른 걸로 보입니다.” - 서울대 법의학과 유성호 교수 인터뷰 中
베일에 싸인 범인은 굉장히 잔인하면서도 치밀해 보인다. 그날, 마지막 목격자였을지도 모를 영진 씨는 누나가 집을 나서던 그때, 잠결에라도 작은 목소리 하나 듣지 못한 사실을 지금까지도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다. 만에 하나, 16년 전 그날 아침의 기억은 영진 씨의 무의식 깊은 곳에 묻혀있을지도 모른다. 놀랍게도 기록조차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최면을 통해 하나, 둘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16년 전, 선희 씨와 같이 배산에 올랐던 이는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16년째 미궁에 빠져 있는 부산의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해보고자 한다. 시신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험으로 검증해 그날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범인의 얼굴에 다가가 본다”거 밀했다.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을 추적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 1077회는 27일 토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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