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시중에 떠도는 자금인 부동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1천조원을 넘어선 부동자금이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지, 조만간 특정 자산으로 방향을 틀 것인지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집계한 단기 부동자금은 작년 말 기준 1천10조3천억원, 사상 최대치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부동자금은 급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부동자금의 대표격인 머니마켓펀드(MMF)설정액이 최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97조원대에 머무르던 MMF 잔고는 올 들어 137조원까지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과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을 확신하지 못한 자금이 대거 몰려있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인터뷰>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채권 시장에서 흘러나온 자금, 펀드 환매를 통해 흘러나온 자금, 부동산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부동자금으로 남는 부분들이 현재 부동자금 증가세에 주된 원인이고요.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당분간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시에 반쯤 발을 담근 증시주변 자금도 상당합니다.
투자자 예탁금,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 등의 자금이 300조원에 육박합니다.
하지만 정작 증시 거래대금은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약 7조 4,450억원으로, 작년 1분기(7조 8,590억원)보다 오히려 5.3%포인트 줄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매매 비중도 2.4%포인트(65.1% → 62.7%) 낮아졌습니다.
<인터뷰>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가계가 주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해선 ISA와 같은 세제 상품의 재설계가 필요하고 거래세를 낮추고 간접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유인을 많이 활성화시켜주는 정책,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온다면 가계 시중 유동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부동자금 1천조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은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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