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박승원 기자와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이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에 앞서 먼저 기술이전에 대해 알아보죠. 기술이전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선 연구 개발과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들어가는 돈만 무려 1조원이 넘습니다.
완성된 신약을 개발해 출시하면 좋은데, 국내 중소형 제약회사나 바이오기업의 경우 자금력과 기술개발 능력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품 출시 가능성이 높은 신약후보 물질과 같은 신약 기술을 임상시험 초기에 국내외 다른 기업에게 넘겨 수익을 거두기도 하는데요. 이를 기술이전, 라이센스 아웃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이전은 기술을 사간 기업이 향후 임상과 생산 등의 비용을 부담해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개발 단계별 기술료는 물론 이전한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의 판매 로열티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비와 영업력이 부족한 일부 국내 중소형 제약회사와 바이오기업들의 입장에선 효과적인 해외시장 공략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기술이전이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로 움츠려들은 것으로 아는데, 올해 들어선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구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이전은 한미약품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실제 지난 2015년 30여건에 달했던 기술이전이 지난해엔 10여건으로 1/3로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상황이 좀 달라지고 있는데요.
우선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공 사례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성사된 계약이 바로 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입니다.
앞서 레고켐바이오는 섬유증 발병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는데, 지난 수요일 이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을 다른 바이오기업에 이전했습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받는 선수금만 20억원에 달하구요.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300억원의 기술이전료와 로열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바이오 벤처기업 나이벡 역시 최근 글로벌 치과기기업체에 초기 기술료 100만달러, 우리돈 약 11억원을 받고 바이오의 핵심 소재인 '펩타이드'를 기술이전했습니다.
<앵커>
바이오기업 외에 국내 제약회사들의 기술이전도 잇따르고 있다구요?
<기자>
네. 제약회사 그 중에서도 중소형 제약회사들이 기술이전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영진약품은 최근 스웨덴 제약회사 뉴로바이브와 멜라스증후군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과 임상개발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등 계약규모는 5,700만달러, 우리돈 645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허가승인 이후 상업화에 성공하면 판매 금액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도 받게 됩니다.
유나이티드제약도 중국 베이징 머웬제약에 허가 후 15년간 약 743억원 규모의 항혈전제 '실로스탄CR'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과 별도로 머웬제약은 계약서 날인 후 24만달러, 임상승인 완료 후 24만달러, 승인·허가 완료 후 32만달러 등 총 80만달러, 우리돈 약 10억원에 달하는 단계별 기술료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이전이 늘어난다는건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인정을 받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그런데 기술이전도 좋지만, 완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도 필요할거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리스크를 피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글로벌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선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관련해서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전화인터뷰>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
"일본도 처음엔 다국적 기업과 함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통해 했고, 지금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직접 현지화를 하고 있다. 결국엔 제품화를 통해 고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결국,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업들이 어느정도 기술이전과 해외합작 노하우가 쌓이면 해외 직접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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