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솔직한 입담으로 의도치 않게 여러 오해를 낳았고, 연예면의 톱기사를 장식하기도 수차례. 배우 권상우의 직설화법만큼은 여전하다. 솔직한 태도는 그만의 고집이다. ?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을 통해 또 한 번 확실한 존재감을 증명하며 안방극장을 홀린 권상우를 만나 그가 직설화법으로 전하는 일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솔직한 입담 때문에 예전에는 피해를 봤어요.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만나면 즐거워요. 진솔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
권상우의 드라마 ‘추리의 여왕’ 출연은 2014년 ‘유혹’ 이후 3년 만이었다. ‘추리의 여왕’은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힐링을 선물했다. 권상우는 추리퀸 최강희(유설옥 역)를 든든히 서포트하며 대체 불가한 연기로 형사 완승 역을 맡아 드라마틱하게 극을 이끌어왔다. ?
“1년에 한 편씩 해야지 하는 마음은 있는데, 해외 활동을 하다 보니 3년이나 걸렸네요.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부담이 있긴 했지만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캐릭터 덕분에 즐거운 촬영이었어요. 이 작품은 가장 에너지 넘치고 기분 좋게 촬영한 작품이며 하완승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
권상우는 ‘추리의 여왕’에서 직감과 본능으로 승부하는 하드보일드 형사 하완승으로 분해 직감적인 수사로 카리스마 넘치는 형사의 모습을 완벽 소화했다. ?
“‘형사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다르게 접근하려고 노력해요. ‘늘 다른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하드보일드 형사로 첫 등장부터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선보이며 강렬한 몰입도를 선사한 권상우는 위기에 처한 최강희를 구하기 위해 연쇄살인마와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혈투로 화려한 발차기까지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명불허전 권상우 만의 액션으로 극을 한층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
“20년 동안 몸 관리를 하면서 유지하고 있고, 항상 작품을 만나면 제대로 보여줄 자신이 있어요. 액션 연기에 욕심이 있어요. 촬영 있을 때도 한 시간 전에 꼭 운동을 해요.” ?
액션 연기 뿐 아니라 능청스러움 충만한 츤데레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 입 꼬리까지 살아있는 디테일한 표정 연기로 빛나는 연기내공을 입증했다. 그의 츤데레 캐릭터에는 카리스마 형사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과 귀여움까지 내제되어 있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처럼 권상우의 섬세한 캐릭터 소화력은 완승을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
“망가지는 연기를 하는 상황 또한 어색하거나 과장되지 않아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어요. 완승은 다양한 모습을 지닌 캐릭터기에 코믹한 모습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완승을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요.” ?
권상우와 최강희의 주인공 조합은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두 번째 만남이었기 때문.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SBS 드라마 ‘신화’에서 이미 함께 연기한 적이 있다. 당시 풋풋한 신인배우였던 권상우와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던 최강희는 16년 만에 ‘추리의 여왕’을 통해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
“파트너 최강희 씨는 16년 만에 재회했지만 자연스럽게 호흡을 주고받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어 고마웠어요. 너무 좋은 사람이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것 같아요. 뛰는 장면도 많았는데, 싫은 내색 안 하고 열심히 촬영하더라고요.” ?
‘추리의 여왕’은 무거운 장르물과 달리 설옥과 완승이 코믹을 가미한 추리호흡으로 시청자들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보통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 러브라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추리의 여왕’도 설옥과 완승의 관계가 결국엔 로맨스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추리의 여왕’은 권상우와 최강희의 케미를 앞세웠다. ?
“최강희 씨와는 부딪히는 역할이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오더라고요. 최강희 씨에게 넘어오는 리액션이 재밌었어요. 새로움을 많이 느꼈어요. 저희는 아쉬움이 없었으나 시청자들의 댓글을 보면 ‘아쉬움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권상우와 최강희는 시즌2로 돌아올까. 마지막 회에서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엔딩으로 애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하재호(장광 분)의 죄를 밝히고 사건을 마무리한 설옥과 완승은 각각 순경 시험을 준비하고 경찰에 복직했다. 그런데 엔딩은 시즌2를 암시하는 듯했다. 설옥과 완승은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러 나서며 “아직 사건이 끝나지 않은 거네요?”라며 앞으로도 공조를 계속할 것을 예고했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완승의 전 연인 서현수(이시원 분)가 살아 돌아왔다. 권상우와 최강희가 시즌2로 돌아올지 기대가 쏠린다. ?
“16회 끝나고 시즌2를 원하는 댓글을 보고 신기했어. ‘최강희 씨가 하면 나도 하겠다’고 말했어요. 관계자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설옥이 이혼 한다는 것은 알았으니까, 시즌2가 되면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권상우는 1세대 원조 한류스타의 위용을 다시 한 번 아시아에 널리 떨쳤다. ‘추리의 여왕’이 일본 한류 전문 채널 KNTV에서 7월 29일부터 매주 토, 일 방송이 확정된 가운데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다수 국가에 연이어 판권이 판매되며 아시아 팬들과 안방극장에서 만날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한류 열풍의 포문을 연 원조 한류스타이자 현재도 아시아 전역에서 현지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한 몸에 얻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권상우의 한류파워를 제대로 반증해내고 있는 것. ?
“한류스타로 진짜 엄청 났죠. 제가 직접 느낀 거니까요. 해 볼 건 다해 봤으니까, 다른 배우들이 부럽지는 않아요. 지금도 외국에서 찾아주시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요. ‘천국의 계단’ 이후 1년에 두 번씩 크게 팬미팅을 해요. 그게 저의 프라이드죠. 일본에 다녀오면 즐거워요. 전 연령대에서 보신다고 들었어요. 외국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요.” ?
권상우가 꿈꾸는 미래는 믿음을 주는 배우다. 그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관객과 시청자가 믿고 봐줬으면 한단다. 그래서 차기작 선정에 공들이고 또 심사숙고하고 있다.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필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
“‘추리의 여왕’을 통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얘기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대박난 작품은 아닌데, 이 작품을 통해서 ‘아 권상우가 있네’라는 느낌은 줬다고 생각해요. 배우와 캐릭터가 보이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
그렇다고 작품성만 우선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단다. 대중의 사랑으로 이 자리에 오른 만큼, 흥행 요소가 있는 작품을 해야 한다는 것. ?
“제가 외톨이 배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는 데뷔도 늦었고, 연극영화과를 나온 배우도 아니고, 데뷔 하자마자 사랑을 받은 배우라 시기와 질투도 많이 받았어요. 그렇다고 교류가 많은 배우도 아니고요. 그렇기에 다른 많은 것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에요. 작품성을 지키면서 대중이 좋아해주는 것을 보여줘야죠. 제 개성도 드러내고 싶고요. 존재감이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
권상우는 청춘스타였고 한류스타가 됐으며 지금은 손태영의 남편과 룩희, 리호 아빠다. 사생활은 배우로서의 권상우를 잠시 잊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대중이 배우 권상우보다 룩희, 리호 아빠 권상우에 더 높은 관심을 표하는 것을 보면 연예인들이 왜 기어이 사생활을 감추려 하는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 특별히 난색을 표하지도, 그 닥 달가워하지도 않는 권상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결혼을 해서 인생이 좋아진 것은 맞아요. 싱글라이프가 부럽다기보다는 ‘언제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이 있어요. 아빠가 배우인 것은 알지만 관심이 없는 나이예요. 결혼을 하면서 총각 배우들과는 다른 것을 보여 줘야한다는 욕심도 생기고, 앞으로 몇 년이나 주인공을 할 수 있을까, 그 뒤에 나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등 많은 생각을 해요. 어느 시점이 됐을 때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캐릭터를 만나면 즐겁게 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드라마 촬영과 함께 바쁜 일상을 보낸 권상우지만 여느 아빠와 마찬가지로 룩희, 리호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을 잊는다. 아이들 이야기에 자연스레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자랑이 대단하다. ?
“룩희는 축구선수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룩희가 원한다면 당연히 힘닿는 데까지 뒤를 밀어줘야죠. 배우 권상우도 행복하지만 아이들 아빠 권상우로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일도 너무나 행복할 듯해요.” ?
권상우는 앞으로 바쁜 나날을 보낼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두 분야 모두 적정 분량을 놓고 병행하고자 노력한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한계 없는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
“올해는 영화 두 편 정도 찍을 것 같아요. 한 편은 바로 들어가고, 다른 한 편은 잘 모르겠는데, 재밌게 본 작품이 있어서 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한 작품씩 성공해 나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고,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즐겁게 잘 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