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을지로·명동·강남·영등포 등 25개 구역 지하상가 상점 2천700여 곳의 임차권 양수·양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상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권리금을 받고 다른 상인에게 가게를 넘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상인들은 20년간 임차권 양도를 허용해오다 갑작스럽게 금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주 임차권 양도 허용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 개정 이유로는 "임차권 양수·양도 허용 조항이 불법권리금을 발생시키고, 사회적 형평성에 배치된다는 시의회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례로 임차권리 양도를 허용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이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조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시의회 의결을 거쳐 지하상가 임차권 양도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 조치의 영향권에 놓이는 서울의 지하상가는 총 25곳. 점포 수만 2천788개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서울시 조치가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권리금을 무조건 근절해야 할 `웃돈`으로 봐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 이사장은 "지하상가 양도 금지는 대다수 상인의 의견을 배제한 서울시의 행정 편의적 조치"라며 "2015년 5월 개정된 임대차보호법이 권리금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도 감사원·행자부 지적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 행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유한 공유재산에도 권리금을 인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어서 현재 지하상가 권리금을 인정하는 내용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차권 양도 허용은 상위 법령 위반이라는 행자부의 유권해석이 있었고, 감사원도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기에 조례 개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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