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 30대 동성애자 총리가 탄생했다.
아일랜드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집권 통일아일랜드당(Fine Gael) 새 대표 레오 바라드카르(38)에 대한 총리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7표, 반대 40표로 가결했다.
바라드카르는 엔다 케니(66) 통일아일랜드당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한 뒤 치러진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했다.
인도인 부친과 아일랜드인 모친 사이에서 더블린에서 출생한 바라드카르 신임 총리는 지난해 3월 출범한 통일아일랜드 소수정부를 이끌게 됐다.
인도 태생인 그의 부친이 젊은 시절 영국에서 의사로 일하다가 만난 아일랜드 출신 간호사와 결혼한 뒤 가족과 함께 인도로 돌아갔다가 아일랜드로 다시 이주했다.
더블린의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그는 몇 년간 의사로 일하기도 했다. 통일아일랜드당 청년 그룹에서 활동하던 그는 25세 때인 2004년 지역 의회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3년 뒤 하원의원에 도전해 성공한 그는 당시 야당 대표인 케니에 의해 예비내각 의원에 기용됐다.
통일아일랜드당이 정권을 잡은 2011년 이후엔 교통·보건·사회보호 등의 장관직을 두루 거치며 일찌감치 차기 총리감으로 지목됐다.
그는 지난 2015년 동성애자임을 공개해 가톨릭 국가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아일랜드를 놀라게 했다.
그는 동성결혼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비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것도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말해왔던 것은 아니다"면서 "나는 게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인도계 정치인, 의사 출신 정치인, 게이 정치인이라는 것이 나를 정의하는 게 아니다. 이것들은 단지 내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일부분일 뿐"이라며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민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이고 찬성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블린 공항철도 건설과 불법 체류자 단속, 국가부채 축소 등과 함께 오는 2018년 낙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약속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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