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식 씨는 56년 넘게 구두를 만들고 있는 제화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70세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업인이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구두를 만들고 싶다"라고 할 만큼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
유 씨는 1970년대 당시 최고 구두 전문점였던 서울 명동기능제화에서 처음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10대 초반의 나이였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을 뿐, 가정환경이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그 이후 한 길만 걷다가 2013년에 `서울시 수제화 명장 1호`로 선정되었다. 현재는 성수동에서 `드림 핸드메이드`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만든 구두는 한 켤레에 보통 수십만 원, 심지어 백만 원대 제품도 있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다. 낮지 않은 가격임에도 늘 인기가 있다. 그가 오랜 시간을 꿋꿋하게 구두를 만들 수 있던 이유도 전국에서 찾아오는 단골들 덕분이다. 연예인부터 정치인까지, 그의 손님은 그가 만드는 구두 종류만큼 다양하다.
지난 5월, 유 명장은 청와대를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 치수를 재려고 보니, 닳고 닳은 싼 가격의 신발을 신고 있었다. 대통령의 신발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정도로 소탈한 분이라면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외에도 그는 최불암씨, 고두심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의 구두도 직접 제작한 바 있다.
( ▲ 유홍식 명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 치수를 측정하며 사용했던 계량지)
유 명장은 성수동이 수제화 골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자랑할만한 상품은 정작 많지 않다."며 "선진국 제품을 잡으려면 좀 더 분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소공인에 대한 사회 전반에 걸친 야박한 대우와 인식도 지적 했다. "특정 기업뿐 아니라 중소 골목 구두업체들도 설 수 있도록 국내 제화시장이 상생 구조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유 명장은 자신의 제자들이 전통적인 제작법에 현대적인 기술을 더해 더욱 멋진 구두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평생을 구두에 바쳤지만, 그에게 구두는 여전히 새롭다. "아내는 50년을 구두만 연구해 지겹지 않냐고 하지만, 새로운 구두 모델을 만들 때마다 큰 희열을 느낀다. 구두란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렵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명장`의 진심이 콕 하고 박히는 순간이다.
`구두 대통령` <유홍식 명장 TV>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티비텐플러스(TV10plus)`앱을 다운받아 시청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방송.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