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보팅 연말 폐지①] 상장사 주총 대혼란 '비상'

정경준 기자

입력 2017-06-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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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상단> 섀도보팅 연말 폐지

    상장사 주총 대혼란 '비상'

    <앵커>

    주주들의 의결권을 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해 주주총회 결의 성립 등을 도와주는, 이른바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 제도가 올해 말 폐지됩니다.

    3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는데요,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원활한 주주총회 운영을 위해 지난 1991년 도입된 섀도보팅 제도.

    주주총회에 대한 주주들의 무관심과 고도로 분산된 주주구성의 현실적 이유 등으로 상장사들의 섀도보팅 이용은 매년 증가해 왔습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선 전체 상장사 1,873곳(최근 사업보고서 제출기업 기준) 가운데 641개사, 33%가 섀도보팅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폐지를 앞두고 업계 내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당장, 주주구성에 있어 소액주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장사를 중심으로 주주총회 성립 자체는 물론, 의결정족수 등의 미달로 중요 안건 처리가 무산되는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 전체 상장사의 38.4%인 720곳은 최대주주 의결권이 30% 미만입니다.

    3개사 중 1개사는 소액주주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으로, 이들의 경우 현행 주주총회 결의요건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주총에서 주요 안건에 대한 처리가 불확실하거나 아예 안건 상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 등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소위 '3%룰'의 상법 적용으로, 섀도보팅 폐지 시 혼란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당장, 전체 상장자의 436곳에 달하는 23.3%는 내년부터 당장 감사와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러한 중요 안건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투자자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추형식 영진약품 부장

    "주총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하고 있는데, 내년에 폐지가 되면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일단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을 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큰 문제다. 감사 선임이 안되면 관리종목이 되거나 애로사항이 많다."

    [인터뷰] 이상백 대아티아이 부사장

    "현재 검토하고 있는 폐지시 대응방안으로는 전자투표와 위임장 권유행사가 있는데, 전자투표는 실제 참석율이 1~2%대여서 실제 의결정족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의 경우 직원들이 하는데 한계가 있고 전문업체를 활용하기에는 비용적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믿고 맡길만한 공신력있는 업체 자체가 없는 실정이라서 방법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섀도보팅을 활용해 쉽게 정족수 확보가 가능하게 되면서 그간 주주총회가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돼 온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 그리고 최근 강조되고 있는 소액주주 권한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한편, 섀도보팅은 주주총회의 형식적 운영과 소액주주 경시의 원인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2015년부터 폐지가 결정됐지만 상장기업들의 반발로 3년간 유예돼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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