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도 '백기'...분리공시제 도입 급물살

정재홍 기자

입력 2017-07-07 09:00   수정 2017-07-06 18:10



    <앵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인 '분리공시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정부 압박에 기업들이 한 발 물러선 분리공시제는 어떤 제도이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분리공시제는 휴대폰 구매자에게 지급되는 '공시지원금' 가운데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보조금을 따로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소비자는 출고가 115만5,000원의 갤럭시S8 플러스(128GB)를 살 때 최대 27만원가량의 보조금(최고요금제)을 받는데, 이 보조금이 제조사 10만원, 통신사 17만원으로 구분되는 겁니다.

    제조사가 보조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말기 출고가만 높인다는 비판에 따라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때도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조사들이 반대하면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LG전자가 찬성입장으로 입장을 바꾼데 이어 삼성전자마저 미래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이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입장을 정하면서 분리공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당장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제조사의 지원금이 공개되는만큼 단말기 출고가가 내려갈 거란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국장

    "제조사들이 단말기 유통하는데 있어서 통신사한테 주는 돈이 불투명했기 때문에...소비자들에 대한 경쟁이 없었던 겁니다. (분리공시제 시행되면)단말기를 통신사한테 넘길 때 얼마만큼 지원해주지 투명해지기 때문에 제조사가 얼마만큼 돈을 주는지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거고요"

    그러나 실제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지 아직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이미 삼성이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지 알 수 없고, 글로벌 영업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삼성 또는 휴대폰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면 글로벌 협상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글로벌대비 (출고가가)현저하게 많이 빠진다 이렇게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하더라도 출시된지 오래된 단말기를 위주로 하고, 최신 단말기 위주의 지원금은 어려운 국면일 것 같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분리공시제 도입을 담은 단말기유통규조개선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황.

    기대한 것만큼 통신비 인하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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