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중 은행원들이 카카오뱅크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자신이 다니는 은행보다 2%포인트(p)가량 저렴한 금리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수 있고 다양한 수수료 혜택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계좌 개설수(신규고객)는 전일 오후 3시 기준 82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 1년 동안 시중은행을 통틀어 개설된 비대면 계좌 수 15만5천 개의 5배 수준을 넘어선다.
출범 나흘 만에 끌어온 예·적금은 2750억 원, 대출액은 2260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초반 흥행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요 시중 은행원들도 호기심 반 염탐 반 심정으로 가입해 봤다 좋은 혜택에 끌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해보니 시중은행에 비해 상당히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1분 안에 최대 300만 원까지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인 비상금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3.35%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대 1억5천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대출의 금리는 연 2.85% 수준이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의 6월 말 기준 마이너스 대출금리가 3.6~6.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p가량 낮다.
한 시중 은행원은 "도대체 우리 은행의 모바일서비스와 어떻게 다른지 카카오뱅크에 가입해 봤다"며 "마이너스 대출금리가 3.1% 정도 나오길래 나중에 한도 소진되면 못 받을까봐 바로 신청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금리에 가까운 2% 후반에 대출을 받았다는 주변 은행원들도 많다"며 "원래 마이너스통장은 가산금리 붙어 더 비싸지는데 카카오뱅크는 그런 게 없고 신청도 간편해 대출을 받은 동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은행원들은 자신이 다니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한도도 높고 금리도 낮게 받을 수 있다는 오해를 받곤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행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와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에 재직 중인 임직원이 자사에서 받을 수 있는 일반자금대출 한도는 최대 2천만 원이다.
은행 임직원들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5천만 원을 포함해도 최대 6천만 원까지만 자기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한도도 적고 금리까지 높으니 굳이 소속 은행이나 다른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직원들 사이에서 `카카오뱅크가 잘 나가야 우리도 좋은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 출범 당시에도 많은 은행원이 좋은 조건 때문에 신용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뱅크 출범을 계기로 은행원들 사이에 인터넷은행 대출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원도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이용하다 보니 자사 모바일뱅킹 서비스보다 활용도가 높은 건 사실"이라며 "동종업계에서도 이렇게 느끼는데 일반 고객들의 체감도는 훨씬 클 것으로 생각하니 절로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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