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우에 설상가상 병해충 기승…"1년농사 헛일" 한숨

입력 2017-08-11 07:23  


봄철 오랜 가뭄에 농작물이 타들어가다 장마철 물난리까지 겪은 전국의 농촌이 이번에는 40도에 육박하는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급격히 확산한 병해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딧물과 총채벌레, 먹노린재 등 매년 발생하는 병해충에다가 토착화되다시피 한 외래 해충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업 관련 기관들은 가뭄·장마 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병해충 피해가 예년보다 커질 수 있다고 판단, 농민들에게 철저한 예찰과 방제를 당부하고 있다.

농업진흥청은 이달 초 `병해충 주의보`를 내렸다. 방제에 소홀했다가는 수확 감소 등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지난달 많은 비가 내렸던 충·남북과 경북 일부 지역의 진딧물·총채벌레 밀도가 꽤 높아졌고 이로 인해 노지 고추 바이러스 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이다.

이 병에 걸리면 마땅한 방제 방법이 없는 만큼 예방 위주로 철저히 방제해야 한다.

고추·참깨 역병과 고추 탄저병도 번지고 있다. 토양에 있는 병원균이 물을 통해 전염되는 양상을 띠는데, 일단 발병하면 방제 효과가 낮다.

역병과 탄저병에 걸린 포기는 뽑아내 태우는 게 최선일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먹노린재는 전남과 충남, 경남 일부 지역에서 이미 문제가 되고 있고, 발생 시·군이 늘고 있다. 지난달 말 예찰 때 20포기당 1.73마리가 관측됐는데, 폭염이 이어지는 요즈음 개체 수가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발생 면적만 놓고 보면 작년 이맘때 927㏊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7천162㏊에서 발생했다. 이 벌레는 벼 줄기에서 즙을 빨아 먹기 때문에 수확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방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는 벼 잎사귀를 갉아먹는 흑명나방이 예년보다 많이 관찰되고 있고, 벼 줄기에 반점이 생기면서 밑부분부터 썩는 잎집무늬마름병도 뒤늦게 모내기를 한 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갈색날개매미충 등 과수에 달라붙어 즙을 빨아먹는 외래 해충도 큰 문제이다.

높은 온도 탓에 성충이 된 외래 해충이 과수원이나 주변 산림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 청주의 경우 고온과 가뭄 탓에 갈색날개매미충의 부화율이 작년 83%에서 올해 93%로 높아졌다. 알 100개 중 7개를 빼고 모두 부화했다는 얘기다.

이 해충은 감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배나무, 밤나무, 오미자 등에 피해를 주는데 가지를 말라죽게 하고 과실의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예찰 결과 1∼1.5m 길이의 가지에서 10마리 이상, 많을 경우 20∼30마리까지 발견된다"며 "다음 달 중순까지 주기적으로 관찰하면서 적극적으로 방제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남 밀양시와 함양군은 갈색날개매미충과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등 외래 해충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8∼10일 항공방제를 했고, 전북 임실군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30일까지를 집중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방제에 나섰다.

농업진흥청 관계자는 "고온다습하면 외래 해충 발생률이 높아진다"며 "다음 주께 전국적인 발생 면적을 파악, 방제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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