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타트업 사업모델 도용?…지자체 '갑질' 의혹

입력 2017-08-14 23:20   수정 2017-09-01 20:39

[앵커]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마치 자신들 것처럼 사용하려는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들은 `공익`이라는 명분과 `실적 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템을 도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최경식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기자]

동대문구 약령시장에 들어설 한방산업진흥센터입니다.

시장 내 문화 복합휴게시설 용도로 건립이 진행 중인 한방산업진흥센터에는 가정식 약선요리 체험관과 요리교육 프로그램 관련 시설 등이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약선요리 체험과 요리교육 프로그램은 같은 시장 내에 위치한 스타트업, `오미`가 창업 초기부터 진행해온 주요 사업 아이템입니다.

지난해 오미는 약령시장 상인들을 통해 한방진흥센터 사업에 참여할만한 업체로 소개받았고, 서울시와 동대문 구청은 오미에게 약선요리 체험 프로그램 등과 관련한 자문을 제공받아 갔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동대문 구청은 센터 내에 약선요리 체험관 등은 들어서지만, 오미는 참여할 수 없고 자신들이 `직영`할 계획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미는 몇 년 간 전통시장 내에서 기반을 다져온 사업 아이템이 졸지에 도용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김민선/ 오미요리연구소 대표

"요리 수업 내용이 동일하고. 가정식 약선요리를 하려고 하고. 실제로 저희 사업 아이템이 그대로 센터에서 진행이 되면 좌절감이 매우 클 것입니다. 이는 생존권 문제로까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단순히 `공익`이라는 명분과 `실적 쌓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그동안 오미는 자신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현재 동대문 구청은 "아직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국내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두 개의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하나는 여행 서비스 스타트업 `트래볼루션`의 사이트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서울관광마케팅의 사이트입니다.

사이트의 전반적인 구성뿐 아니라 DMZ 투어와 한복체험 등 판매하는 상품까지 놀라울 정도로 닮았습니다.

이같은 외국인 여행 서비스 사업은 이미 4~5년 전부터 트래볼루션을 포함한 다수의 관광 스타트업들이 발굴, 진행해온 것이지만, 지난해부터 서울관광마케팅도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스타트업의 수수료보다 낮은 판매 수수료로 운영하고 있고, 세금으로 각종 할인, 홍보 행사 등을 진행하며 본래 제작자인 스타트업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관광마케팅은 관련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이용하게끔 만들겠다는 명분(공익) 하에 이러한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공공기관의 아이디어 도용으로 인해 민간 스타트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또 새롭게 유사한 사업에 진입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도 주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산업의 다양성 자체를 저해하게 됩니다."

공정경제와 혁신경제를 앞세워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지만, 현장에선 창업 의욕을 꺾는 갑질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경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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