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욕 꺾는 규제공화국...이해진의 항변

정재홍 기자

입력 2017-08-16 17:04  



    <앵커>

    다음 달 초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의장이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총수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벌'과 다름없는 준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 해외 인수합병 등 글로벌 사업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다는 항변인데,

    기업성장 의욕을 꺾는 '준대기업집단' 제도의 문제점을 정재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법무담당임원 등과 함께 지난 14일 공정위를 직접 방문해 준대기업집단 지정에 대해 항변했습니다.

    이 창업자는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에 포함되더라도 자신을 '총수(동일인)'로 지정하진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네이버를 KT나 포스코처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네이버가 '재벌'과 다름없는 준대기업집단으로 포함되면 해외 인수합병 등 글로벌 사업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네이버 관계자

    "결국은 기업 이미지거든요. 이해진 창업자가 글로벌 투자담당 책임자인데 투자 책임자로서 한국기업에서 재벌총수처럼 브랜딩되는 건 굉장히 불리합니다. 라인 상장 때도 그랬고 제록스리서치 연구소 인수 때도 가장 크게 작용한 게 투명한 지배구조였습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준대기업 집단 제도'는 지난해 대기업집단지정 기준이 10조원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신설된 규제로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기업들에 한해 대기업에 준하는 규제를 받도록 합니다.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가 금지되고, 내부 계열사와의 거래현황을 공시해야하는 등 규제가 30여가지가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를 하는 준대기업집단 제도 도입이 본격화되면 네이버의 사례처럼 기업들이 점점 규모가 커지는 걸 두려워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기업들과의 몸집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

    "중견기업들한테도 대기업 규제를 해서 정부가 관치경제 하겠다는 거잖습니까. 앞으로 중견기업 나름대로 성장 주도를 했는데, 이제는 중견기업도 안가려고 할 겁니다. 피터팬 신드롬이 심각해질 겁니다. 경제활성화라는 게 발전에 대한 욕구가 없는 그런 시장은 성장할 수 없거든요.

    공정위는 준대기업집단 해당하는 기업을 다음달 1일 발표할 계획인데, 네이버를 여기에 포함시키고 이해진 전 의장도 총수로 지정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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