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연기에, 무대의 매력에 매료돼 뮤지컬로 뛰어든 아이돌 멤버가 또 있다. 2012년 비투비(BTOB)로 데뷔해 활동해오던 이창섭이 그 주인공. 그는 현재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의 동생 뤼시앙 역을 맡고 있다.최근 서울 모처에서 이창섭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전작 뮤지컬 `꽃보다 남자` 에 비해 대작이다. 이번 뮤지컬 `나폴레옹`을 하면서 배운 부분이 있다면?
A. 배우 중에서 나이로 막내는 아닌데 뮤지컬 배우로 막내다. 막내 이쁨을 잔뜩 받고 살고 있다. 무대 뒤에서 다른 선배 배우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선배들이 `이렇게 하면 더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도 많이 해주더라.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Q. 이번에 맡은 뤼시앙이라는 캐릭터는 비운의 인물이다. 감정 잡기가 어렵지 않았나?
A. 연출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그랬는데 매 순간, 매 연습때마다 보완해야할 게 생겼다. 비운의 캐릭터지만 강렬하다. 복합적인 뤼시앙을 만들어가는 게 험난한 길이었다. 캐스팅 된 네 명의 배우마다 표현하는 뤼시앙이 다르다. 나는 뤼시앙을 형에게 의지하는 동생으로 만들었다. 이 당시 16살이다. 16살이 경험해봤으면 뭘 해봤을 까 싶더라. `16살 정치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동생 루시앙을 연기하고 싶었다. 모성애를 자극시키는 루시앙이기를 바랐다.
Q. 올해 벌써 두 번째 작품을 한다. 올해 들어서 뮤지컬 쪽으로도 폭을 넓인 이유가 있나?
A. 연초에 `꽃보다 남자`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첫 작품에 주연을 하라고 해서 처음에 의아하기는 했지만, 츠카사 캐릭터가 나랑 너무 닮아서 하게 되었다. 해당 작품을 하면서 뮤지컬의 재미,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 이 작품을 하면서는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번 작품 뤼시앙과 나는 `아닌 건 아니다`고 말하는 점이 닮았다.
Q. 어떤 점이 재밌었나?
A.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이 되더라. 비투비 무대에서는 가수 이창섭, 무대 밑에서는 그냥 이창섭이다. 뮤지컬은 이창섭이라는 사람은 없다. 뤼시앙이라는 캐릭터만 있을 뿐 무대 위에서 나라는 존재가 없다는 게 신기하더라.
Q. 최근에 일본 투어 스케줄도 있고 바빴다. 뮤지컬과 병행했는데 괜찮았나?
A. 일복이 터져서 좋기는 했다. 올해 한 번도 쉰적이 없다. 휴가를 받았는데 반납하고 뮤지컬 연습을 해야했다. 연초에 `꽃보다 남자`때문에 쉬고, 최근에는 `나폴레옹` 때문에 반납했다. 그래도 일이 없는 거 보다 낫지 않을까?
Q. 4월에 솔로곡이 나왔었다. 음악 작업도 계속 하고 있나?
A. 계속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솔로앨범을 냈는데 인기가 많았었다. 다음 앨범도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틈틈이 하고 있다.
Q. 록스타가 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A. 맞다. 솔로 앨범 장르도 록이었다. 헤드윅 연출가 분이 내가 군대 다녀오면 출연을 시켜주겠다고 약속을 하셨다. 록스타의 꿈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Q. 굉장히 다양한 방면에 도전을 하고 있다. 솔로부터 뮤지컬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뭔가?
A. 호기심이다. 사람을 가장 빨리 성장시킬 수 있는 1순위가 호기심이라고 하더라. 호기심이 크면 클수록 습득하는 속도가 늘어간다고 하더라. 계속해서 가수로,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 호기심이 원동력인 것 같다.
Q. 아이돌 뮤지컬 배우 선입견이 부담은 안 되나?
A. 그런 부담감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언젠가는 색안경을 낀 사람들도 인정해줄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Q. 아이돌 6년차라고 하면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을 법도 하다.
A. 비투비로서 끝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7명이 다 그생각을 하고 있다. 비투비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하려고 한다.
Q. 이창섭의 고민이 있다면?
A. 요즘 아이돌이 정말 잘생겼다. 애들 왜이렇게 다 잘생겼지? 특히 워너원에 강다니엘이라는 멤버가 잘생겼더라. 음악방송에 가서 신인 그룹을 보면 뜨거운 피가 느껴진다. 그걸 보면 나 신인 때 생각이 난다.
Q. 10년 뒤 꿈꾸는 그림이 있나?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나?
A. 무대가 다 끝난 후 박수 안나오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박수도 못 칠 정도로 넋 놓고 보게 만들고 싶다.
Q. 나폴레옹으로 얻고 싶은 목표는?
A. `꽃보다 남자`보다 한층 더 성장한 창섭이었으면 좋겠다. 나폴레옹이라는 극에 적합한 뤼시앙이었다는 평을 듣고 싶다. 아직도 배우라는 이야기가 생소하지만 나폴레옹이 끝나고 좋은 조연 배우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쇼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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