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를 주문했는데 두 번이나 불량품이 오고, 나중에는 직접 매장에 와서 가져가라고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팔고나면 그만이라는 건데, 가구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 건수가 연간 2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가구업계의 갑질영업 행태를 이근형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경기도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얼마 전 국내 대형 가구업체인 한샘에서 장롱과 의자 등을 구매했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설치기사가 장롱을 설치한다며 집안을 먼지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그냥 가버린 겁니다.
주문한 의자는 두 번이나 불량품이 배송됐는데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직접 매장에 와서 제품을 가져가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반품을 받으러 온 배송기사는 임신한 아내에게 포장상태가 불량하다며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김 씨(한샘 가구 구매 피해자)
“주방, 거실, 심지어 화장실 앞 현관문 앞에까지 톱밥이 널려있었고 나는 이제 다시 교환하고 싶지 않으니까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서 갖다 달라 요청했는데 어떻게 해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만들어 놓고 있을 테니까 저희보고 찾아오라고 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김 씨처럼 이 업체에서 가구를 구매하거나 인테리어 시공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할인 이벤트를 통해 가구구매를 유도한 뒤 제품이 없으니 다른 상품을 사라고 하거나, 엉터리로 시공을 해 놓고 AS를 차일피일 미루는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가구 관련 소비자 민원 건수는 연간 2만 건 안팎으로 올해 역시 작년수준을 웃돌고 있습니다.
한 번 사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가구의 특성상 AS과정에서 불친절한 응대를 당해도 이를 감내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임현옥 한국소비자원 과장
"(대형업체의 경우) 저희 법적기준이라든지 분쟁해결 기준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품을 받아줬으면 된 거에요. 거기에 대해 기분이 상하고 그런 것들은 사실은 저희가 업체수준이 낮은 거기 때문에 수준 높여라 서비스 수준 높여라 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강제하기는 어려워요."
가구를 설치하고 보수, 해체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분쟁 과정에서 오는 소비자들의 불편까지도 감안해 소비자 구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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