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가 집계 방식에 따라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피서객 수가 그간 뻥튀기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해운대구는 올여름부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를 계산할 때 백사장 3.3㎡의 밀집인구를 전체 면적만큼 곱해 대략적인 피서객 수를 구하는 눈대중 집계(페르미추정법)와 휴대전화 기지국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집계 방식을 병행했다.
해운대구와 빅데이터 활용 계약을 체결한 SK텔레콤은 SKT 가입자 중 휴대전화를 켜놓은 피서객 수를 분석하고 다른 이동통신사 사용자나 휴대전화 미사용자 등 오차를 조정해 피서객 수를 계산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페르미추정으로는 1천351만9천명으로 집계됐고 빅데이터로는 687만8천명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로 집계한 빅데이터 방식에 따른 피서객 수가 눈대중 집계 수치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눈대중 집계가 배로 뻥튀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여름 부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4천766만6천명(페르미추정법 기준)으로 집계됐다.
해수욕장별로는 해운대가 지난해보다 5.4% 감소한 1천351만9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안리 1천177만명(1.8% 증가), 송도 1천32만5천명(10% 증가), 다대포 724만명(27.8% 증가), 송정 427만명(3.9% 감소), 일광 27만7천명(4.3% 감소), 임랑 26만5천명(28.3% 감소) 등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15일 서구는 송도해수욕장 방문객을 38만명으로 발표해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 35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날 광안리해수욕장은 33만5천명, 다대포해수욕장은 32만명이 다녀갔다고 부산시에 보고했다.
페르미추정법을 고수하는 지자체에서 발표한 자료만 보면 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와 송도·광안리·다대포 피서객 규모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관광업계는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피서객 집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하는 피서 문화에서 휴식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문화로 변하고 있는데 지자체에서는 발표하는 피서객 수를 보면 이러한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며 "지자체가 제대로 된 관광 정책을 세우려면 지금부터라도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내년부터 해수욕장 피서객 집계에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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