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2만원 시대…프랜차이즈 납품원가는 2천원대

입력 2017-09-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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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인상 논란 여파로 도입된 닭고기 가격공시제가 1일 첫선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가격 공개를 통해 주요 업체들의 무분별한 가격 인상이 억제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반면, 업계에서는 임대료나 인건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일 축산물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닭고기 도매가격은 10호 닭 기준으로 ㎏당 평균 2천665원이었다.
하림, 마니커 등 계열화사업자들은 농가로부터 살아있는 닭을 사들여 도계 후 대형마트·프랜차이즈·대리점에 납품한다.
닭고기 도매가격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계열화사업자들로부터 도축된 닭고기를 납품받을 때 지불하는 가격으로, 치킨 원가인 셈이다.
계열화사업자가 농가로부터 공급받는 생닭 가격(위탁생계가격)은 ㎏당 1천350원이었다.
공개된 7개 프랜차이즈 업체별 가격을 보면, 계열화사업자들은 생닭을 도축 후 프랜차이즈 업체에 2천561원에서 3천8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천∼3천원대에 납품받은 닭고기가 치킨 가공 및 조리 단계를 거쳐 소비자들에게는 10배 가까이 뛴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외에 대형마트들이 납품받는 닭고기 원가는 평균 3천78원, 계열화사업자로부터 닭고기를 사들여 단체급식·식육 가공업체·닭고기 도소매 등에 납품하는 중간유통업체인 대리점 공급가는 2천617원이었다.
소비자들은 닭고기 가격공시제도로 치킨값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주부 박 모 씨는 "아무래도 닭고기 가격이 공시되면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치킨 가격을 올리지 못할 테니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원가 공개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이 모 씨는 "가격 부풀리기 의혹이 있었는데 닭고기 원가가 공개되면 소비자들의 불신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치킨 가게를 하는 김 모 씨는 "치킨값에는 닭고기 가격뿐만 아니라 점원과 배달원 인건비, 점포 임대료, 튀김 기름 등 각종 재료비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치킨값을 닭고기 가격하고만 비교하면 오해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치킨 가격을 닭고기 가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연동시키면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닭고기 가격은 내리고 임대료가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닭고깃값이 내렸는데 치킨값을 올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도 닭고기 가격 이외의 비용에 변동이 발생해 치킨값을 올려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값에서 닭고기 원가보다 광고비나 임대료, 인건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큰데 닭고기 가격공시로 자칫 업계 전체가 필요 이상으로 `가격 뻥튀기`를 하는 것처럼 매도될 수 있다"며 "기업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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