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인종차별 비판한 흑인모델과 계약해지 논란

입력 2017-09-02 18:18  

프랑스의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흑인 트랜스젠더 모델이 백인의 인종차별과 폭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광고 계약을 해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로레알은 최근 모델 먼로 버그도프와의 색조 화장품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영국 출신의 흑인 트랜스젠더 모델인 먼로 버그도프는 로레알의 색조 화장품 라인인 `트루 매치`(True Match)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트루 매치는 인종에 따라 다양한 피부색에 맞춰 28개 톤의 파운데이션을 선보인 상품이다.
로레알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벌인 미국 샬러츠빌 유혈사태에 대한 버그도프의 페이스북 글을 문제 삼았다.
버그도프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백인의 인종차별적 폭력에 대해 더는 얘기할 힘도 없다. 모든 백인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특권과 성공은 유색인종이 흘린 피땀을 바탕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버그도프는 이 글을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지만, 로레알은 이 발언이 오히려 인종적 편견을 담고 있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로레알은 "우리는 인종·성·종교 등의 배경과 관계없이 다양성과 관용의 가치를 지지한다"면서 "버그도프의 발언이 이런 기조와 어긋나 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지 보그 영국판에 따르면 버그도프는 로레알의 프랑스·영국 광고에 처음 등장한 트랜스젠더 여성 모델이다.
그는 DJ와 모델을 겸업하면서 성 소수자 인권 옹호와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버그도프의 계약 해지 소식에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로레알의 조처가 인종적·성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로레알 보이콧` 해시태그가 등장하는 등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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